문창극 임명동의안 세번째 연기, 흔들리는 박 대통령?
13일 서류준비, 15일 자료보완 이유로 연기…18일 "귀국 후 재가 검토"
지난 17일 예정됐던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국회 제출이 또 다시 미뤄졌다.
지난 16일부터 중앙아시아 순방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 중인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다음 목적지인 사마르칸트로 출발하기 직전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브리핑을 갖고 “대통령은 귀국한 뒤 총리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구서의 재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또 “순방 중에는 중요한 외교·경제 일정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제출 날짜를 연기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당초 정부는 지난 13일 임명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었으나 서류 준비 미비를 이유로 16일로 연기했고, 다시 15일에는 자료 보완이 더 필요하다며 17일로 연기했다. 하지만 지난 17일에도 끝내 임명동의안이 제출되지 않았고, 이에 대해 민 대변인은 이날 공식적으로 임명동의안 제출 시점을 다시 연기했다.
하지만 민 대변인은 이날 발표에서 임명동의안 제출 시점을 공지하지 않았다. 또 임명동의안을 재가하거나 제출하겠다는 것이 아닌, 재가를 검토하겠다고 말한 점으로 미루어 문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중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박 대통령은 귀국 후 문 후보자를 둘러싼 여론의 추이에 따라 재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대통령이 문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할 경우, 그 후폭풍은 고스란히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전해지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직접 문 후보자를 낙마시킬지는 미지수다.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김 비서실장은 대통령 비서실과 내각 인사검증의 총 책임자다.
이런 와중에 문 후보자는 거듭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 후보자는 지난 17일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나는 사퇴할 생각이 현재까지 없다”며 “나는 청문회에 가서 국민에게, 또 우리 국회의원들에게 당당하게 내 의견을 말해서 이해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18일 출근길에도 문 후보자는 독도 발언에 대해 해명하면서 기존 입장에서 발을 물리지 않았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후보자를 상대로 맹폭을 퍼부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문 후보자를 환영하는 세력은 이제 일본의 극우세력뿐인 것 같다”며 “애당초 어처구니없는 총리 후보를 국민께 내민 일 자체가 국민 모독이었고,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모욕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이 흘린 눈물의 의미가 기껏 이런 것이었나”며 박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도 “세월호 참사로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해야 할 대통령이 거꾸로 가는 인사로 국민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면서 “문 후보자는 이제 그만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대통령은 당장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과 위안부 앞에서 정중하게 사과하라. 국민 청문회에서 다 끝난 문 후보자 지명을 고집한다면 대통령의 역사관마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문창극 사태를 자초한 청와대 관계자들에 대해 단호한 문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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