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추모집회 행진중 70대 노인 뺨 때리고는...
<현장>버스연착에 불평하자 "지금 그말이 나오냐"
경찰들 수수방관 옆에 있던 시민들이 간신히 말려
[기사추가 2014. 05. 11 14:54]
세월호 추모집회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해 지켜보던 시민들은 물론 집회 참가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도심에서의 첫 집회에 이어 10일 오후에도 청계광장에서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초동대처를 제대로 못한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는 오후 5시부터 경찰 추산 약 2000여명(주최측 추산 60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천도교 등 5대 종단 평신도 관계자들의 시국기도회로 시작해 평화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맨처음 순서로 무대에 오른 원불교의 박현공 교무는 박근혜 대통령이 김선일 알카에다 납치피살사건때 “우리 국민 한 사람도 못지킨 노무현 대통령 자격 없고 용서할 수 없다”고 발언했던 것을 상기시키며 “국민 보호 못하면 국가 아니다. 국민 한 사람 못지킨 박 대통령은 자격없고 용서할 수 없다. 당장 청와대서 방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기독교의 김동한 평신도시국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제는 일어서야 할 때다. 하느님이 너희는 왜 잠만 자느냐고 꾸짖는다. 왜 아무런 이유없이 당하고만 있느냐고 한다”면서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게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니다. 우리의 피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5대종단 평신도 시국기도회가 끝난뒤 세월호참사시민촛불원탁회의와 국정원시국회의가 주최하는 2, 3부 순서까지도 별 문제없이 진행됐다.
7시 45분께 40대 남성 2명이 폴리스라인을 치우라고 경찰에 거세게 항의, 주최측이 평화롭게 진행하자고 만류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당신들이 평화로운 집회를 방해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 그때까지의 유일한 소동.
문제는 그후 집회를 마치고 행진을 시작하면서부터 발생했다. 8시 47분께 집회참가자들이 중앙극장과 백병원 사이의 도로를 지날 때 중앙차로의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김모 씨(70)가 버스가 안온다고 불평을 하자 시위대안에서 20여명이 달려들었고 그중 한명이 김씨의 뺨을 때리는등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시위대를 따라 행진하던 경찰들은 이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었으며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이 나서서 말리면서 큰 불상사는 면하게 됐다. 이를 지켜보던 현수막을 든 한 여고생은 “이러니까 욕을 먹는다”며 “제발 평화롭게 시위하자”고 고함을 질렀다.
현장을 지켜본 30대 주부는 "남편과 어린 아들과 함께 시내 나왔다가 폭행 현장을 보게 됐다"며 "할아버지가 '집에 좀 가자'고 말하자 행진하던 사람들이 '너도 자식 있나'면서 할아버지 얼굴을 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피해자 옆에서 폭행을 말리던 조모씨(65)는 “2시간째 버스가 오지 않자 연세드신 분이 한마디 한 것을 가지고 사람들이 무더기로 몰려서 때리는데 경찰은 가만있고 이래선 안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집회고 행진이냐”고 분개했다.
국정원시국회의 실무팀 관계자는 폭행사건에 대해 “일단 시민분들께 평화적으로 행진하자고 호소 드리는 정도고 우리가 그분들을 어떻게 통제할 수는 없다”면서 “그런분들 간혹 있더라도 주변에서 시민분들께서 말려주시고 스스로 다독이는 분들 많아 우리가 통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10일 오후 안산 고잔동 앞 안산문화광장에서는 안산시민 등 2만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여해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참가자들은 '가만히 잊지 않겠다' '잊지 않을게' 등의 문구가 쓰여진 푯말을 들고 주최측이 선창하는 “박 대통령 책임져라”는 구호를 따라 외쳤다.
추모집회의 절정은 희생자 학부모 및 생존 학생 부모대표의 발언순서. 박모군의 아버지가 “아버지로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쓴 편지”라고 말을 꺼낸뒤 “이제는 이별해야할 시간. 아비를 용서하고 대한민국을 용서하거라”고 울먹이자 집회 참가자들도 함께 눈시울을 닦았다.
집회가 끝나고 참가자들은 안산시청을 거쳐 중앙역으로 행진한뒤 해산했다. 행렬에서 만난 20대 후반의 여성은 “너무 화가 나서 나왔다. 보는 내내 눈물이 났다. 여기저기서 눈물 흘리기도 했다”면서 “진짜 이번 일 계기로 사회가 바뀌었으면 좋겠다. 정부도 정신차리고 특히 공무원들 정신 차렸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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