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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라서 신용정보집중 일원화?…인재니까 '부작용'


입력 2014.04.28 15:49 수정 2014.04.29 13:56        목용재 기자

"보안강화 보장 없고 금융사 경쟁력 상실 우려" VS "고양이에게 생선 맡길 수 없어"

한 시중은행에 개인정보 불법유출사고와 관련된 안내문이 비치되어 있다.ⓒ데일리안DB

지난해부터 연이어 터진 고객정보 유출사건으로 인해 정치권이 신용정보집중기관을 일원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신용정보집중기관의 일원화로 인해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28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에서는 현재 고객정보 유출사건을 계기로 신용정보집중기관을 일원화 하는 방안·법안을 준비 중이다.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등 금융권의 각 협회가 보유하고 있는 신용정보를 모두 한 기관으로 이관한다는 것이 골자다.

해당 일원화된 신용정보집중기관을 정부가 관리할지, 아니면 소수의 제한된 민간영역에 놓을지에 대해서는 여야가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그동안 연이어 일어났던 정보유출 사태가 시스템 상 결함으로 인한 문제라기보다 '인재(人災)'였다는 점에서 무리한 신용정보집중기관의 일원화 작업은 오히려 더욱 큰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만일 정보가 집중돼 있던 기관에서 또 다른 정보유출 사태가 터지면 그 파급효과는 더욱 클뿐더러, 정보를 한 기관에서 집중관리한다고 해도 고객정보 보안이 더욱 강화될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고객정보 보안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검증 없이 신용정보집중기관 설립을 위해 투입되는 재원은 지나친 낭비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은행연합회의 경우 전 직원의 절반가량이 신용정보집중기관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해당 업무가 빠져나가면 조직이 순식간에 '두 동강' 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정보집중기관을 물리적으로 일원화한다고 해서 고객정보 보안 등 시스템이 종전보다 더욱 강화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면서 "최근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 같은 논의가 진행되는 것은 이해하지만 오히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각 금융권에서 고객정보 보안 안전장치를 강화한다면 일원화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객들의 정보가 곧 '핵심 경쟁력'인 각 금융사들은 신용정보집중기관 일원화 작업 과정에서 강제적으로 자신들의 '영업 노하우'를 빼앗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일부 금융사들은 자리에 앉아서 자신들의 영업자산을 빼앗기는 결과가 초래된다.

금융산업이 실물경제를 쫓아가지 못하고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용정보집중기관의 일원화 작업이 오히려 우리나라 금융산업을 더욱 도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카드, 보험 등 개별 권역의 경쟁력이라는 것은 정보를 통해서 확보하는 것"이라면서 "한쪽에서는 신용정보집중기관 일원화를 통해 유의미한 정보를 확보, 시너지를 창출하고 다른 권역에서는 경쟁력을 상실하는 결과가 초래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신용정보 관리를 각 금융권 개별 권역에 맡겨놓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면서 관련 법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영주 의원실 관계자는 "고객 정보집중기관이 각 협회라든가 민간 금융역역에 그 권한을 무분별하게 부여하다보니 사후 관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정부조차 파악을 못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정보는 공공영역 혹은 제한된 영역으로 가지고 와 일원화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신용정보집중기관 역할을 하고 있는 각 금융사 협회는 금융기업들의 창구 역할을 하는 곳"이라면서 "그곳에서 신용정보를 관리하다보면 고객들의 정보를 기업들에 유리한 방향으로만 이용하려 하기 때문에 이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특히 금융당국은 지난 2008년부터 각 금융사 협회에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자구노력을 기울이라고 강조했지만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면서 "여당과 야당은 신용정보집중기관을 일원화 하기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현재 방법론 차원에서 이견이 있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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