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홍가혜'? 40대 남자 "정부가 민간잠수부 막아"
<현장>"내가 배 타고 나갔더니" 주장에 실종가 가족들 분노
세월호 참사 특별취재반 |
이충재 기자 김수정 기자 백지현 기자 |
조성완 기자 윤정선 기자 |
사진 박항구 기자 홍효식 기자 |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일주일째인 22일,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집중수색에 나선 가운데 사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실종자 가족들과 상관없는 사람이 근거 없는 주장을 내세우며 가족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앞서 이번 사고와 전혀 무관한 사람들이 가족들 사이에 섞여 들어가 과격한 행동을 부채질한 것으로 알려지고, 실종자 가족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정치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에 이어 또 다시 가족들의 가슴에 상처를 입히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날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마련된 가족대책본부 앞에서 양모 씨(45)는 최초 사고 다음날인 지난 18일 합동구조팀이 민간인 잠수사의 현장 구조작업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종자 가족이 아니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현장에서 만나 친구를 맺은 동갑내기 실종자 가족을 지켜보다 가슴 아파서 인터뷰를 자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8일날 민간인 잠수사들이 ‘내 목숨을 걸고 들어가서 (학생들을) 구할란다’라고 했는데 물에 들어가보지도 못했다고 하더라”며 “사고 현장에서 보니 민간인 잠수사들의 잠수복이 물에 젖지 않은 채 말라있더라”고 주장했다.
양 씨는 “(사고) 첫날부터 우리 진도 해병 전우회가 목숨 걸고 들어가서 구하려고 했는데 못 들어가게 잡았다고 하더라. 자기가 목숨 내놓고 가서 구하려고 했는데 구하고 와야죠”라고 정부가 민간인 잠수사 투입을 막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현장에 있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격앙된 목소리로 “나 (학부모 대표들이 사고현장 방문한) 배 타고 (사고 현장에) 갔다니까요. 나는 학부모 아니지만 갔다 온 사실을 말했다”며 “어떻게 또 나를 매도해버릴까 모르겠다. 무서운 세상이다. 대한민국이 안타깝다”고 소리쳤다.
양 씨는 ‘다른 가족들도 같은 생각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렇죠. 나 혼자 생각이면 이거 안 된다”면서 “내가 느낀건데 (지난 18일) 25명의 학부모 대표와 배를 타고 (사고현장으로) 들어갔는데 (25명 가운데) 정부측 사람이 있는 것 같다. 내 느낌에 학부모는 몇 명 안 되는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학부모 대표들이 타게 될 배에서 정부측이) 제재를 했으면 내가 못 탔을 텐데 그런 게 없었다”며 “물어보는 사람도 없었고, 그냥 같이 타고 가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거짓 인터뷰로 물의를 일으킨 홍가혜 씨를 언급하며 “내가 이야기하는 건 진실이다. 언론도 (홍 씨 때문에) 피해를 많이 당했다. 내가 책임 질 일은 끝까지 지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잠시 뒤 현장에 나타난 이평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안전총괄부장은 정반대의 주장을 했다.
이 부장은 “양 씨가 18일날 학부모 대표들과 함께 배를 타고 현장에 갔다고 하는데 신원확인이 전혀 안됐는가”라는 질문에 잠시 어이없다는 듯 양 씨를 바라본 뒤 “나는 이 사람을 처음 본다”고 답했다.
양 씨가 “거짓말하고 있다. 내가 학부모 대표 25명과 민간 잠수사들과 함께 들어간 것은 사실”이라고 소리치자 이 부장은 “무슨 자격으로 들어갔는가. 학부모 대표 25명 신원 확인 다 했다”고 재차 반박했다.
양 씨가 한시간 가까이 인터뷰를 하는 동안 일부 실종자 가족은 그의 발언이 사실관계가 정확하지 않은 것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자신을 학부모라고 밝힌 한 중년 남성은 양 씨를 향해 “나 학부형이다. 여기서 한시간 넘게 이야기를 하는데 진짜. 아까 들었는데 당신이 거기(사고 해역) 가서 잠수 해 봤어”라며 거칠게 몰아붙였다.
양 씨가 “아뇨”라고 답을 하자 중년 남성은 “그러면서 무슨 방송에 대고 그딴 이야기를 하냐. 잠수를 해보지도 않은 인간이. 함부로 이야기하지 마. 그따위로 이야기하지 마”라고 일갈했다.
분을 못이긴 듯 한참동안 화를 내며 양 씨를 향해 소리를 지르던 남성은 주위 사람들과 아내로 추정되는 한 중년 여성의 만류로 간신히 화를 진정시킨 뒤 자리를 떴다.
잠시 뒤 학부모 대표 한 명과 가진 삼자대면에서도 양 씨는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을 쏟아내며 의구심을 자아냈다.
양 씨는 학부모 대표를 가리키며 “이 분은 이번에 바뀌셨죠”라고 의문을 제기했지만 학부모 대표는 대답을 하지 않은 채 고개만 가로저었다. 이 부장이 “이 분은 첫날부터 (학부모 대표를 맡았다)”고 대신 답변을 했다.
양 씨가 재차 “여기 계신 분들도 다 안다. 빵모자 쓰신 분도 있고”라고 주장하자 학부모 대표는 “그 분은 어제 애가 나와서 가셨다”고 말했다.
학부모 대표를 두고 이 부장과 설전을 벌이던 양 씨는 “내가 18일날 배를 타고 들어갔다. 내가 사진 찍었다. 공개할까”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끝내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이 부장은 기자들과 질의응답과정에서 ‘정기적으로 브리핑을 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 “중간중간 필요한 부분은 (브리핑으로) 충원하겠다”며 “하루에 4시간 단위로 브리핑을 하겠다. (세부사항은) 추후 다시 공고하겠다”고 약속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