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선체 인양 유력 '플로팅도크'방식, 문제 없나


입력 2014.04.20 11:02 수정 2014.04.24 11:47        이충재 기자

전문가들 "크레인방식, 체인 감는데 시간 걸리고 1만톤 너무 무거워"

아래에서 배 띄우는 방식 '플로팅도크' 유력하게 거론

바다 위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도록 만든 ‘움직이는 조선소’플로팅 도크. ⓒsea tech
“플로팅도크 방식으로 세월호 크기의 선박은 어렵지 않게 들어 올릴 수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닷새째인 20일 민관군이 구조작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사고대책본부는 선체 인양방식을 둘러싼 검토에 들어갔다.

세월호 인양에 거론되는 방식은 크게 ‘플로팅도크’, ‘크레인 인양’, ‘절단 후 인양’ 등이다. 해상 인양작업 전문가들은 세월호가 국내 여객선 가운데 최대 규모인 6825톤급 규모이기 때문에 1만톤 이상을 들어 올릴 수 있는 ‘플로팅도크(Floating Dock)’방식이 가장 적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천안함처럼 끌어올리기 힘들어…케이블 연결에만 한 달 소요"

우선 현재 사고 현장에 투입된 해상 크레인을 통한 인양방식은 선체에 체인을 걸어 배를 끌어올린 뒤 바로 옆에 대기한 바지선에 올려놓는 방식이다. 지난 2010년 천안함 인양에서도 이 같은 방식이 사용됐다.

천안함은 1220t급인데다 당시 선체가 두 동강 난 상태에서 하나씩 끌어올렸기 때문에 크레인이 감당해야 할 무게가 세월호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현재 사고 현장에 투입된 3000톤급 규모의 해상크레인 단독으로는 세월호 선체를 끌어올릴 수 없다. 세월호를 크레인 방식으로 인양할 경우, 3000톤급 이상 해상 크레인 3~4척이 선박을 둘러싼 상태에서 동시에 체인을 당겨야 한다.

또 선체를 바지선에 올리기 위해 최소한 수면에서 5m 이상 끌어올려야 한다. 사고 지점의 수심이 깊고 물살도 빨라 선체인양을 위한 케이블 연결 등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척 이상의 해상 크레인이 균등한 힘으로 선체를 들어 올리는 인양작업이 성공할지 여부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문을 나타냈다.

천안함 인양작업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3~4척의 해상 크레인이 동시에 끌어올리는 작업에는 위험이 따른다. 파고와 조류 등 해상 상황이 완벽해야 하고, 체인을 당기는 힘의 균형도 한 치의 오차가 없어야 한다. 국내에서 이렇게 큰 선박을 크레인 방식으로 인양에 성공한 사례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내부의 화물과 자동차, 바닷물의 무게까지 더해져 1만톤 이상의 무게가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 지점의 수심이 깊고 물살도 빨라 선체인양을 위한 케이블 연결 등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전문가들은 “케이블 연결작업에만 얼마가 걸릴지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길게는 한 달 가량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움직이는 조선소' 투입 준비 '세월호 아래서 배 띄우는 방식'

세월호 인양방식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플로팅도크는 바다 위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도록 만든 ‘움직이는 조선소’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장비로 육상에서 만들어진 배 조각을 플로팅도크로 가져와 조립한 뒤 바지선을 가라앉혔다가 다시 배를 띄우는 방식이다.

즉, 바다에 잠긴 세월호를 바로 세워 해상 크레인으로 수면까지 끌어 올린 뒤 수면 아래에서 플로팅도크를 조립해 바다 위로 띄우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플로팅도크로는 10만톤급 이상의 선박을 부양할 수 있다.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지 48시간이 지난 18일 오전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침몰지점 인근에 해상 크래인이 도착해 대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세월호의 선체가 뒤집힌 상태로 침몰한 것도 인양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현재 상태로 끌어올리면 선체의 취약한 부분이 파손되거나 유실물이 생겨날 수 있다.

이와 관련, 해수부 관계자는 “선체 인양의 시기와 방법은 물론 해상크레인을 이용해 생존자 구조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전문가들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경의 요청을 받은 현대삼호중공업은 길이 300m, 폭 70m의 플로팅도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우리 장비로는 세월호(길이 146m, 폭이 22m) 정도 크기의 선박은 어렵지 않게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에 흔들리는' 인양작업…전문가들 "그럴싸한 논리에 휩쓸리지 말라"

아울러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는 ‘수면 밖으로 나온 뱃머리를 뚫고 들어가 달라’, ‘배를 수직으로 끌어올리면 안되겠느냐’, ‘크레인이 왔는데 왜 작업을 안 하느냐’는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애타는 심정에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는 가족들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실종자 가족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일부 주장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절단 및 용접’의 경우, 선체 가운데 뱃머리가 가장 단단한 구조여서 절단이 어려운데다 바닷물이 흘러들어가 오히려 실종자들에게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온라인에서는 “당장 배를 뚫어서라도 진입해야 한다”, “배를 절단해서 구조해야 한다”는 등 네티즌들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론이 ‘그럴싸한 논리’에 휩쓸려 구조작업에 혼선을 부추겨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해양구조 전문가는 “지금 트위터에 나도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입장에서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얘기들”이라며 “우리도 배를 번쩍 들어 올렸으면 좋겠지만, 바다는 아무도 모르는 곳이다. 그만큼 변수가 많고, 섣불리 작업을 했다가 또 다른 희생자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조작업과 인양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어쨌거나 바다로 들어가야 한다. 지금 같은 유속에서 당장 다이버에게 바다로 들어가라는 것은 자살하라는 이야기와 같다”며 “(천안함 수중작업 중 순직한) ‘한준호 사건’이 다시 나야 되겠느냐. 차분하게 믿고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종자 생존이 우선 "가족들 동의 없이는 인양작업 안한다"

해상 크레인 등 인양장비가 사고 현장에 대기 중이지만, 당장 작업을 시작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인양 작업이 시작되면 선체 내부에 공기가 찬 공간, 이른바 ‘에어포켓’으로 해수가 밀려들어 생존자들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대책본부는 실종자 가운데 단 한 명이라도 생존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양 작업을 무리하게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실종자들의 생존을 확보하는 일이 최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사고대책본부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실종자 가족 동의 없이 세월호를 인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천안함 피격사건 당시에도 실종자들의 수색 구조작업을 시작한 지 10일 만에 인양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현재 사고 현장에 도착한 크레인 4척은 실종자 구조와 선체 인양을 위해 현장과 4~5㎞떨어진 관매도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다. 당국의 인양 계획에 따라 인양 작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현재 기상과 침몰 위치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인양작업에 1~2달 가량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천안함 피격사건 당시 함미 인양에는 21일, 함수 인양에는 30일이 걸렸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