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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라 가능한 초반 위기 탈출 설명서


입력 2014.03.31 12:11 수정 2014.03.31 12:1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SD 상대로 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투구

1~2회 불안했지만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 돋보여

위기 관리 능력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류현진. ⓒ 연합뉴스

‘다저스 몬스터’ 류현진(27)이 초반 불안에도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상대 타선을 농락했다.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각) 펫코 파크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경기 개막전에 선발 등판, 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류현진은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까지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이어 등판한 브라이언 윌슨이 홈런을 얻어맞으며 아쉽게 시즌 2승을 놓쳤다.

출발은 불안했다. 류현진은 1회 2개의 볼넷과 안타로 1사 만루 위기를 맞은데 이어 2회에도 연속 안타로 2,3루 득점권 상황에서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류현진이 경기 초반 불안했던 이유는 역시나 전형적인 슬로우 스타터답게 몸이 덜 풀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지 날씨도 쌀쌀해 직구 구속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제구에도 어려움을 겪어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최대 무기는 역시나 담대한 배짱이었다. 안타 하나에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류현진은 오히려 공격적인 투구로 샌디에이고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지난 시즌에도 돋보였던 득점권에서의 위기관리 능력은 오히려 더 발전했다. 메이저리그 첫해였던 지난해 득점권 피안타율과 WHIP은 각각 0.228과 0.95로 최상위 수준. 이 같은 기록이 말해주듯 1회 투수 앞 땅볼로 병살타를 이끌어낸데 이어 2회에는 삼진으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3회부터는 그야말로 완벽한 투수로 거듭났다. 류현진은 3회부터 6회까지 4이닝 연속 삼자범퇴 포함, 16명의 타자를 연속으로 아웃처리하며 이닝을 쌓아갔다.

무엇보다 경기 초반과 전혀 다른 투구 패턴이 돋보였다. 류현진은 초반 전략이었던 바깥쪽 승부를 포기하는 대신 포수 A.J. 엘리스의 무릎 부위를 절묘하게 오르내리는 절정의 제구력으로 승부를 펼쳤다. 낮게 깔린 직구에 이어 지난 시즌 크게 재미를 본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자 샌디에이고 타자들의 배트를 어김없이 허공을 갈랐다.

상대 눈을 혼란스럽게 만든 커브의 위력도 대단했다. 류현진의 커브는 제4의 구질로 지난 시즌 구사 비율이 9.38%에 머물렀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커브 구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제구가 가다듬어지자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늘릴 수 있는 강한 무기로 거듭났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생소한, 불펜 투구 없이 마운드에 오르는 선수로 유명하다. 즉, 경기를 통해 몸을 푼다는 뜻이다. 따라서 초반위기를 맞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불펜 피칭을 하면 몸이 아팠고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지난해 나는 내 방식대로 했고, 내 방식이 가장 잘 맞는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설명하는 류현진이다. 경기 초반 애간장을 태우게 하지만 스스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배짱이 있기에 ‘2년차 징크스’에 해당되지 않을 류현진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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