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이순우 회장의 깊어가는 고민


입력 2014.02.27 12:04 수정 2014.02.27 18:12        목용재 기자

'신속한 민영화' VS '자산가치 극대화' 놓고 저울질

4월 국회 조세특례법 개정안 처리 기대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연합뉴스

"세 차례나 무산됐던 쓰라린 과거를 잊지 말고 올해는 반드시 민영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 '행백리자 반어구십'의 마음으로 올 한해 혼신의 노력을 다합시다"

올해 신년사에서 2014년을 민영화 완수의 해로 만들겠다고 천명한 이순우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금융의 핵심매물인 우리은행 민영화에 돌입하기 전부터 지방은행 분할 작업에 힘을 빼고 있어 올해도 민영화 작업이 무산되지 않을까 속을 까맣게 태우고 있다.

사실 이 회장은 지난해 6월 취임하면서 반쪽짜리 임기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금융당국이 이 회장 임기 시한인 올 연말까지 못박으면서 우리금융 민영화를 조속히 추진하라는 포석이었다.

그만큼 우리금융 민영화를 갈구하는 금융당국의 의지를 재차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회장은 임기 초반부터 계열사 대표이사 인선을 뒤늦게 마무리하는 등 고심한 흔적이 역력해보였다.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해선 지주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작업과 동시에 제값을 받고 매각해야 하는 두마리 토끼를 쫒아야 했다.

시장에서도 우리금융 계열사마다 몸값을 놓고 갑론을박하며 가격 논란까지 일었던 만큼 이 회장은 심적인 부담을 안고 눈물겨운 매각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야당이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사장의 과거 SNS행적에 대해 비난을 가하며 조세특례법 개정 통과에 딴지를 걸면서 보이콧하는 통에 민영화가 안갯속에 갇혀버렸다.

현재 이 회장은 '신속한 민영화'와 우리금융의 자산가치를 극대화한 상태의 민영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10년을 넘게 끌어온 우리금융의 '신속한 민영화'와 '자산가치 극대화'라는 두 가지 목표는 민영화의 사명을 짊어진 이 회장이 동시에 충족시켜야 할 과제지만 조특법 개정안 통과가 무산되면서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동안 이순우 회장은 지방은행 분할시 발생하는 6500억 원의 이연법인세를 면제해주는 조특법 개정안의 필요성을 국회의원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문턱이 닳도록 국회를 드나들었다. 우리금융 임원들도 이 회장을 따라다니며 정치인들에게 조특법 개정안의 필요성을 설파하고 다녔다.

우리금융 고위관계자는 "이순우 회장을 비롯한 지주 임원들이 국회를 계속 드나들면서 조특법 개정안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다녔다"면서 "지방은행 민영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안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돌발변수가 발생해 결국 민영화 작업이 늦춰졌다. 이러면 핵심매물인 우리은행의 민영화 작업도 늦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십수년째 '민영화'만 외치니 기업가치도 그만큼 떨어지고 있어 신속한 민영화가 절실하다"면서 "공적자금이 우리금융에 십년 이상이라는 장기간 동안 묶여있는 현상도 하루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혔듯이 이 회장의 올해 최대 과제는 2014년을 민영화 완수의 해로 만드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우리금융 회장으로 취임 당시에도 "그룹의 가치를 높여 오랜 숙원 사업인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달성해 그룹의 미래와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기필코 마련하겠다"며 민영화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일갈했다.

하지만 신속한 우리금융의 민영화를 진행하자니 지방은행 분할로 인해 발생하는 6500억 원의 세금을 물어야 하고,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자산 가치에 손실을 줬다는 배임논란의 여지도 있다.

6500억 원의 세금을 내지 않도록 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통과되길 손 놓고 기다리자니 올해 안에 민영화를 완수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은 10년 넘게 진행되고 있고 2010년 7월부터 2012년 4월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무산된 전력도 있어 더 이상 뒤로 미룰수 없는 필수 과제다.

법안 통과까지 기다리지 않고 분할 철회를 선언해도 지방은행에 대한 민영화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추진해야 하니 그만큼 우리금융의 민영화 작업은 더뎌진다.

조특법 개정안 통과 여부가 4월 국회로 미뤄졌지만 민주당이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기재위 회의를 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4월에도 조특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는 보장은 없다. 이 회장으로서는 현재 마땅한 선택지가 없는 셈이다.

'2014년 민영화 완수의 해' 라고 천명했지만 핵심매물인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에 돌입하기도 전에 탈진할 모양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정치권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이 됐다"면서 "하루빨리 정부가 채워놓은 족쇄를 풀러 다른 시중은행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목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