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성희롱' 구설수에 증권사 '눈살'
업계, 금투협 구설수 놓고 상징성 저해 우려 제기
성희롱죄 성립시 기관 주의나 경고 조치 가능성
최근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이 임직원들과의 전체 행사를 여의도의 한 유흥주점에서 개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성희롱 사태까지 번진 이번 회식 여파가 노조와의 대립구조로 이어지며 회원사들의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다.
금투협은 업황 부진 여파에 구조조정과 사업축소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증권업계의 이익을 대변하기는 커녕 연말 송년모임의 부적절한 회식문화로 인해 발생한 내부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증권맨들의 우울함을 더해 주고 있는 모양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에 대해 업계에서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우선 증권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시기적으로도 금투협의 사려깊지 못한 행동에 대해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최근 증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업계를 대표하는 금투협이 이같은 구설수에 오른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요즘 증권사들은 구조조정도 모자라 비용 감축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인데 업계를 대변해야할 협회가 회식장소로 구설수에 오른다는 것이 말이되느냐"며 "회식자리의 부적절 여부를 떠나 업계를 대변하는 협회의 상징성을 저해할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B 증권사 관계자도 "사상초유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증권사들도 요즘엔 회식자리를 거의 갖지 않고 있는데 협회가 예산을 줄이기는 커녕 업계의 분위기에 반하는 행동으로 구설수에 올랐다면 이는 당연히 지탄받아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증권업계는 이례적인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를 살리기 위해 연구하거나 대변해야할 협회가 이번 여파로 안좋은 이미지로 전락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자칫 금투협의 이미지가 추락하게 되면 업계에 미칠 파장도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이번 사태로 갈등이 커지지 않도록 협회측에서 노조와의 대화 창구를 열어 속히 해결하는 자세를 보여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증권사들은 협회가 어려움에 처해있는 업계를 대변하는 만큼 비용을 줄이는 노력에 동참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식장소의 부적절성에 대한 설전보다 협회가 진정성을 가지고 업계를 대변하려는 마음이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최근 협회에서 업계에 대해 비용 분담 요구가 잦아지고 있는데 어려움을 돌파하려는 고통 분담도 함께 나눴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5일 금투협 노동조합은 작년 12월 한 유흥주점에서 직원 전체 행사를 가진 것에 대해 여직원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며 고용노동부에 박종수 협회장을 성희롱으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투협 노조측은 유흥주점에서의 회식자리가 전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 교육을 실시한 직후라는 사실에 대해 박종수 회장과 경영진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금투협 측도 노조측 발언에 대해 "60주년 기념행사 등으로 전임직원 체육대회를 송년회 행사로 대체, 추진하는 과정에서 장소섭외가 어렵다는 이유로 예약이 가능한 곳을 잡았다"며 "행사당일에 일반복장 착용을 업주에 요구해 행사를 추진한 것으로 이번 논란이 오해에서 비롯됐다"며 노조측 발언에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한편 노조측이 고용노동부측에 박 회장을 고발한 것과 관련해 지난 21일 회사를 상대로 근로감독관의 기초조사가 진행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라 성희롱죄가 성립되면 기관주의 조치나 경고 등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노조측 설명이다. 이후 노조측도 조사 결과 여부에 따라 형사상 고소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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