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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대박이라는데..." 금융사기에 쪽박 찬 탈북민


입력 2014.02.25 10:48 수정 2014.02.25 12:07        김재현 기자

탈북민 2만6000명, 정착 성공 늘수록 바람직한 통일 한발짝

착한(着韓) 성공 위해 체계적인 금융교육 필요성 대두

최근 탈북민 수가 증가하면서 경제사정에 익숙치 않은 초기 탈북민들을 유인해 금융범죄에 연루시키거나 금융사기로 피해를 입는 사례가 빈번해졌다.사진은 지난 2009년 탈북시도 10년만에 남한 땅을 밟은 강모씨.ⓒ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012년 5월 금융피라미드 사기 조직들은 사회 물정에 어두운 초기 탈북자 A씨에게 접근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에 3000만원을 투자하면 매달 300만원을 지급한다고 유인했다. A씨가 투자자(B) 1명을 유치하면 480만원을, 다시 투자자(B)씨가 또 다른 투자자(C)를 유치하면 120만원을, 다시 마지막 투자자(C)가 하위 투자자(D)를 유치하면 87만원을 지급받는다고 현혹했다. A씨는 이런 계산이라면 3단계 하위투자자를 모집할 경우 매월 687만원을 받을 수 있어 많은 돈을 투자하면 더 돈을 벌수 있을 거란 착각에 빠졌다. 더욱 A씨가 신뢰를 했던 것은 사기조직들이 투자자들을 직접 중국 현지로 데려가 개발현장을 보여주고 피라미드 투자로 수억원을 벌었다는 바람잡이까지 동원하면서 믿음이 갔다. A씨는 더 많은 돈을 투자하면 자신에게 많은 돈이 들어올 것이란 기대감에 선뜻 자신의 돈 3000만원과 지인, 친척에게 돈을 추가로 빌려 투자했다. 하지만 결국 A씨는 사기조직에 마수에 걸리고 말았다.

"자유를 찾아, 새로운 삶을 찾아 국경이 아닌 사선을 넘었다. 그들이 처음 온 대한민국에서 첫 발을 내딛고 맞은 사회경험은 금융사기였다"

남북은 새로운 해빙기를 맞이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올해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마디로 통일은 대박"이라고 발언하면서 통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이끌었다. 물론 통일 대박론으로 갑론을박했지만 통일의 효과를 환기시키는 계기로는 분명했다.

실제 금강산에서 60년만에 떨어져 있던 남북 이산가족들이 상봉하면서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남북 통일에 대비할 수 있는 전문적인 연구기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 올해 초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를 통해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기관들의 산하에 향후 남북통일 시대를 대비하는 전문 기관이 필요하다"면서 "한국정부가 통일한국을 대비하는 금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남북간의 상호 이해와 준비된 평화통일만이 대박이 날 수 있다. 통일대박을 위해서는 현실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탈북민 수는 2만6000명에 이른다. 1948년부터 북한 이탈주민을 모두 합한 숫자다.

이들이 향후 어떻게 한국에 정착해서 뿌리를 내리느냐, 즉 착한(着韓) 성공이 늘어날수록 바람직한 통일로 가는 수순일 것이다.

정옥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이사장은 "착한 성공이 늘면 늘수록 북한 2500만명의 북한 주민들이 한국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2만6000명의 탈북민들이 자유민주주의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주의에서 정확히 알고 자본시장 체제하에서 신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교육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상은 녹록치 않다.

최근 탈북민 수가 증가하면서 경제 사정에 익숙치 않은 초기 탈북민들을 유인해 금융범죄에 연루시키거나 금융사기로 피해를 입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물정 어두운 탈북자들이 금융 피라미드 사기피해를 입었고 불법대출 사기에 탈북자들이 이용당했다. 더욱 탈북자들이 보험사기에 연루되기도 했다.

이처럼 금융사기에 피해를 본 탈북민들은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거나 막노동 현장에서 궁핍한 생활고를 겪는다. 심지어 피해보상을 위해 일확천금에 빠져 범죄자로 전락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탈북민들은 사회적응교육을 받기 위해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시설인 하나원에 입주해 12주간 직원훈련과 시장구매 체험 등 다양한 교육을 받게 된다.

하나원 생활을 마치면 탈북주민에게 700만원 가량의 정착지원금을 지급하며 기초생활비를 매월 지원받는다. 이것도 취업을 하게 되면 없어진다.

하지만 이 지원금으로 실생활에 적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생계유지를 위해 취업이나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취업할 수 있는 직종이 제한돼 있거나 탈북민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 못해 취업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막상 생계를 꾸려야 하는데 일자리는 없고 사회 적응에 미숙한 탓에 금융범죄자들의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다.

한 탈북민은 "하나원에서 교육을 받은 후 주변에서 돈 벌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도움을 주겠다고 하면 쉽게 현혹될 수 있다"면서 "보험 가입해서 병원에 누워 있으면 200만원씩 돈을 준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어디있느냐, 그게 금융범죄에 해당된다고 모르기 때문에 탈북민들은 처음 접한 사회생활에서 사기에 당하게 된다"고 전했다.

대부분 탈북민들이 금융범죄에 연루되는데에는 실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금융지식과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

탈북민지원단체 관계자는 "하나원에서 문화나 사고, 자유시장경제 체재 등 기본적인 소양교육을 마친 후 사회에 내보내지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도움이 되는 금융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금융범죄 브로커들이 이들의 초기정착 자금을 노리거나 금융범죄에 가담시켜 범죄자로 전락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통일 꿈나무, 억압적인 공산주의 체계를 피해 넘어온 탈북 서민들이 금융체제, 시장경제에서 살아남는 법, 통일 이후에 통일 주역으로서 자본주의 경쟁체제를 바로 알게 하는 금융교육은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금융감독원은 탈북민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24일 오후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과 '금융교육 협력 등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옥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이사장(왼쪽)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협약을 체결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당국이 발 벗고 나서 착한 성공을 위한 첫 발걸음을 뗐다. 지난 24일 금융감독원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과 '금융교육 협력 등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식을 가졌다.

양 기관은 탈북민들이 정착 초기에 금융피해를 당하지 않고 안정적인 금융생활을 도움주기 위해 서로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금융교육 강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은 재단이 지원하고 있는 8개 대안 교육시설 뿐만 아니라 북한 이탈주민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 방과 후 공부방 소속 학생 등에 금감원에서 지원하는 교육자료와 컨텐츠를 가지고 교육을 진행한다.

이밖에 금감원은 탈북민들의 금융고충 해소를 위해 업무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찾아가는 현장 금융상담도 아울러 병행키로 했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그간 간헐적으로 북한 이탈주민을 위한 금융교육을 실시한 바 있지만 이번 MOU체결을 통해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금융교육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통일시대의 주역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이사장은 "금융사기를 안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용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며 "금감원에서 포괄적인 금융교육 관련 도움을 주고 재단은 북한 이탈주민들이 되도록이면 한사람이라도 금융자본주의를 배울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재현 기자 (s89115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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