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 20~25일 개최…“한미훈련 언급 없어”
북 "북남관계 개선 출발점"…남 "적십자 기본정신에 입각해 논의"
[기사추가 : 2014.02.05. 18:57]
남북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오는 20~25일 금강산에서 개최된다.
남북한은 이산가족상봉 행사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을 5일 오전 10시부터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고 상봉행사 개최 시기에 전격 합의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40분간 진행된 전체회의에서 남북 양측의 수석대표는 각각 서로의 입장을 전달하고, 우선 상봉행사 개최 시기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오전과 오후에 걸쳐 두차례의 전체회의와 3차례의 수석대표 접촉을 진행한 결과 설 계기 이산가족상봉 행사는 2월20~25일 금강산에서 개최하기로 합의됐다.
남북한 합의에 따르면, 이번 이산가족상봉 규모는 쌍방이 각각 100명씩으로 하되, 지난해 9월 양측이 서로 교환한 명단을 대상자로 한다. 또 필요한 경우 보호자를 동반할 수 있도록 했다.
단체상봉은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호텔에서 진행하기로 했으며, 지난해 논의 때 문제가 됐던 남측 이산가족들의 숙소는 우리측의 요구대로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로 결정됐다.
우리측은 현지 점검을 위한 시설점검단을 7일부터 파견할 수 있으며, 상봉 시작 5일 전 선발대가 현지에 파견된다. 이를 위해 북측은 모든 편의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측은 이날 실무접촉을 통해 지난해 이산가족상봉 행사 개최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것에 대해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되어선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측은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지만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한미 군사훈련 중단’이나 ‘금강산 관광’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실무접촉에 나선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은 “이번 회담에서 우리도 처음에 기조발언에서 적십자 정신에 따라서 정치·군사적 문제와 결부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얘기했고, 북한도 거기에 기본적으로 호응을 했다”며 “그래서 회담에서 한·미 군사훈련이라든가 군사훈련 중단 등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수석대표는 “지난해 9월 이산가족상봉과 무산해서 우리쪽이 유감을 표명하자 북한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고, 거기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으며,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초 우리가 제안한 17~22일 행사가 20일부터로 미뤄진 것과 관련해선 “북한 내부적으로 명절도 있고 해서 행사 준비기간이 부족하니까 2월20일에 하자는 반응이었다”고 이 수석대표는 전했다.
또한 우리측은 회의에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과 함께 납북자 생사 확인 문제도 제기했으며, 이번 상봉 행사 개최 이후 적십자 실무접촉을 이어가면서 이런 문제를 포함한 인도적 문제 해결을 논의해나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양측의 수석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각각의 입장을 전달했다. 먼저 북측의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은 “이번 우리의 만남이 북남관계 개선을 위한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입춘을 맞았지만 아직 겨울 날씨가 쌀쌀하다. 올해 북남관계 첫 접촉을 통해서 북남관계 개선에 따뜻한 춘풍을 안아오는데 우리 적십자 단체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은 “적십자 단체의 만남이니까 적십자의 기본정신에 입각해서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을 기다리는 이산가족들에게 기쁜 소식을 안겨드리고, 또 남북관계도 서로 믿음을 쌓고 협력하는 그런 계기가 되도록 같이 노력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남북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 이어 오전 11시20분부터 10분간, 오후 1시10분부터 25분까지 15분간, 오후 1시55분부터 56분까지 1분간 수석대표 접촉을 진행했으며, 이어 오후 2시14분부터 22분까지 종결회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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