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재발급 원하세요? 스트레스부터 드릴게요
일부 카드사, 재발급 요청 고객에게 제휴사 프로모션 목적 개인정보 동의 요구 물의
#직장인 A씨(남·34)는 최근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해 자신의 개인정보가 새어나갔는지 궁금해 한 카드사 홈페이지를 통해 유출 사실을 확인했다. 유출은 됐어도 유통은 안됐다는 뉴스에도 불안감을 지울 수 없던 A씨는 신용카드 재발급 신청을 마음먹었다. 콜센터로 전화를 건 A씨는 카드 재발급 신청을 했고 이 요구에 상담원은 10일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안내했다.
이후 카드수령지를 되묻고 추가로 "개인정보 사용동의서에 사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A씨는 개인정보 확인의 용도를 묻자 "카드사에서 제공해주는 이벤트나 상품 출시, 전화·문자서비스 등의 혜택을 볼 수 있게 하는 개인정보 사용동의서"라고 답했다. A씨는 화가 났다. 자신의 개인정보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카드를 재발급받는 건데 또 다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고객을 우롱하는 처사나 마찬가지였다.
A씨의 항의에 상담원은 "개인정보 동의를 하지 않으면 재발급이 되지 않는다"며 대응했다. 결국 A씨는 재발급 대신 해지신청으로 마무리했지만 카드사의 대응에 분노가 치밀었다.
최근 사상 최대 규모의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카드런' 사태로 확대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개인정보 유출 확인을 시도하려는 고객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전화 안내는 불통이고 홈페이지는 접속 폭주로 서버가 다운돼 정보 유출 확인을 하려는 고객들의 원성은 고조되고 있다. 심지어 카드 재발급 신청자에게 개인정보 동의를 받고 있어 제휴사들과 금융지주 계열사의 정보공유로 인해 더욱 확산일로로 치닫았던 심각성을 반성하지 않은채 같은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카드 재발급을 원했던 착한 고객마저 카드사를 등지고 있어 금융권 전체에 대한 금융 신뢰가 나락으로 떨어졌다.
23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22일 현재 롯데카드, 국민카드, 농협카드 등 본인정보 유출 조회 건수는 모두 970만건으로 통보대상 건수는 8500만건이나 된다.
이날까지 탈회 및 해지 요청은 133만1000건, 재발급은 165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날 조용제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기자들을 만나 "카드 재발급과 해지 관련해 신속한 해결을 위해 원내 비상대책 구성해 주요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카드사 홈페이지 통지는 잘되고 있지만 전화 안내는 기술적인 문제로 회선을 증설해야 하는데 하루 아침에 되지 못했다"면서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이번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규모가 확대된 배경에는 카드사들의 묻지마식 정보 수집이 원인으로 꼽힌다.
카드사들이 자사 계열사를 포함해 1000여 제휴업체에 대규모 고객 정보를 제공하면서 사후 관리는 부실투성이였기 때문이다.
KCB 직원이 1억여건의 카드 고객 정보를 유출한 것은 빙산에 일각에 불과할 정도로 묻지마식 정보 수집이 원흉이 됐는데도 피해 고객에게 재차 제휴사 프로모션 목적으로 개인정보 동의를 받고 있어 진심없는 사과와 대응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마침 지난 22일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계열사와 제휴사에 무분별 정보 제공 막겠다는 금융사 고객정보 유출 방지대책을 내놓은 터라 대고객 대응 자세가 극명히 갈렸다.
금융당국은 카드사가 제휴사에 고객 정보를 일괄적으로 넘기고 금융지주회사 계열사간 고객 정보를 공유하는 행위 등을 통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고객이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려면 개인정보를 카드사가 제휴업체 등 제3자에게 제공하는 데 반드시 동의해야 한다. 이르면 이달 말 카드 가입 신청서를 전면 개정해 고객이 개인 정보 제공을 원하는 제휴업체만 선택해 가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제휴사 고객 정보 제공을 고객이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한 고객정보 유출 사고로 금융사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는데 제휴사 사용 승인을 받는다 하더라도 믿을 수 있느냐도 걱정이다.
"유출은 됐어도 유통은 되지 않았다. 그러니 안심해도 된다"며 진화에 나선 금융당국, 사과로 그치려고 했다가 두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반성과 대응책을 내놓은 카드사들의 무성의한 대고객 대응에 국민들의 분노가 부메랑이 된 것이 자업자득이라는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seo****는 "재발급 해달랬더니 신용 떨어진다고 말리는 카드회사, 대한민국 국민은 주인이 아닌 노예 취급을 당하고 있는 현실", lebe***는 "미국은 먼저 고객에게 연락해 사고를 통보하고 카드 교체를 무상으로 해준다, 이번 사건에서 한국 카드사들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끝까지 버티고 있다", Chang****는 "이번 카드사고에 대한 카드사의 대응은 해당 기업이 고객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보여준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kenng****는 "예외없이 다 털린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대응을 하는지 모르겠다", Artis****는 "유출된 것에 대해 미안해 하기는 커녕 딴곳은 카드정보 빠져나가서 위험하고 여기는 그런거 유출 안되었다고 불안하면 나중에 오라고 하네? 대응하는 거 보소. 누군 시간 남아돌아서 온줄 아나", kdc****는 "롯데카드,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사후대응이 정말 문제 많네, 개인카드번호, 유효기간까지 유출시켰으면서 백화점 영업 하루 중단하는 한이 있어도 재발급 요구하는 고객요청을 빨리 처리해줄 일이지, 지점망도 없으면서 이 무슨 안일한 대응이냐?"식의 부정적인 반응만 온라인을 가득 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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