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오른 새누리 당권 경쟁, 최대 변수는 결국 박심?
'김무성 대 서청원' 양강체제, 이인제-최경환-김문수 더해 '5파전'도
황우여 대표의 임기 종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새누리당의 차기 당권주자들이 속속들이 ‘당권 레이스’에 뛰어들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일찌감치 7선의 서청원 의원과 5선의 김무성 의원이 사실상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가운데, 지난 19일에는 6선의 이인제 의원이 당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여기에다 사실상 3선 불출마를 밝히면서 ‘중앙무대’ 복귀를 꾀하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보다 높은 곳을 향해 한발 더 내딛으려는 최경환 원내대표까지 가세하면서 최대 5파전까지 주자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부 출범 2년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줄 인물로 누구를 선택할지, 이른바 박심(朴心)의 작용 여부도 정치권의 관심사다.
‘김무성 대 서청원’ 양강체제, 이인제-최경환-김문수 출마 따라 ‘5파전’ 가능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낸 인물은 김무성-서청원 의원이다. 두 의원 모두 아직까지 공식적인 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출마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 17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서 의원은 최근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 의지를 굳히고 조직 정비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주변 인사들에게 “국회 의장은 절대 안하겠다”고 밝힌 뒤 “전당대회에 나갈 테니 도와 달라”, “좋은 사람 있으면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해당 매체는 보도했다.
서 의원의 측근도 그가 당이 어수선하고 구심점이 없다는 판단을 하면서 전대 출마 생각을 키워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서 의원이 출마를 결심하고 공식화할 경우 그의 최대 상대는 김무성 의원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김 의원 역시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당권과 연결돼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4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복귀한 후 각종 모임을 통해 당내 기반을 다져왔다. 대학생들과의 토크콘서트를 통해 대외적 보폭도 넓히고 있으며, 최근 철도노조 파업 해결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대중적 인지도도 높이고 있다.
김 의원도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차기 당권은 정당 민주주의를 위해서 내가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차기당권에 대한 열의를 드러냈다.
이처럼 ‘서청원 대 김무성’의 양강체제가 굳어지는 가운데, 이인제 의원이 돌연 ‘역할론’을 내세우며 당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의원은 20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은 국가의 성공인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우리 당이 지금처럼 역동성과 정국 장악력이 떨어져서는 안 된다”며 “당을 더 개혁하기 위해 내가 많은 경험과 경륜을 갖고 있으니까 이것을 보태야겠다. 어떤 역할이든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의 합당을 주도한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사실상 당권도전을 선언한 것이다. 특히 최근 충청권 의원들이 ‘충청 역할론’을 내세우며 당내에서 목소리를 키워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의원이 충청권의 힘을 등에 업을 경우 당권 경쟁에서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최경환 원내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의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친박 일각에서 김 의원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최 원내대표의 경우 아직까지는 ‘원내대표직’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역 정가를 중심으로 대구·경북세를 지키기 위한 구심점을 맡아달라는 요구가 제기되면서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당권 도전 의사에 대해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향후 진로 중 하나로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년간 비워뒀던 중앙무대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리더십을 키워나가려면 당권도전만큼 좋은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그가 출마할 경우 차기 대권주자들의 ‘모의고사’가 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의원들의 선택도 크게 변할 수 있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최근 ‘데일리안’과 만난 자리에서 “최 원내대표는 실무가, 서 의원은 보스타입이다. 최 원내대표가 김 의원과 전당대회에서 붙기 위해서는 덩치를 더 키워야 한다”며 “반면 서 의원은 ‘당을 위해서 희생했다’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그 존재만으로도 당원선거를 하기에 굉장히 수월하다”고 분석했다.
원조 친박, 돌아온 친박 등 최대 변수는 결국 박심?
이와 함께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 차기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박심’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누구에게 있느냐’에 따라 당권의 향방이 결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원칙적으로 박 대통령은 당내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5월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끊임없이 박심 논란이 야기됐지만 그때마다 청와대는 당 내부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친박핵심인 최 원내대표가 자신보다 선수가 높은 이주영 의원을 제쳤으며, 지난 2012년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박 대통령이 경선 바로 전날 이한구 원내대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진영 의원의 지역구를 방문하면서 결국 ‘이한구-진영’ 조가 선출됐다.
특히 집권 2년차를 맞아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는 여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국정운영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 당권을 쥐는 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당내 한 관계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왜 죽기 살기로 아무 상관도 없는 안상수 전 대표와 원희룡 전 의원을 밀어줬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더구나 차기 당권을 쥐는 사람은 문제가 없으면 20대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박심에 가장 가까운 인물은 서 의원이다. 그는 박 대통령과의 각별한 인연을 바탕으로 ‘원조 친박’으로 평가된다. 최근 원내로 복귀한 이후 사실상 친박 좌장의 역할을 하면서, 당내에서 제기되는 불만의 목소리를 막고 있다.
한때 ‘친박 좌장’이었던 김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박 대통령의 당선에 이바지한 바 있다. 그러나 한때 박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결별한 바 있어 ‘돌아온 친박’으로 불린다. 서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박심에서 멀어져 있다는 평가도 이 같은 배경에서 비롯된다.
이와 관련, 이인제 의원은 “박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에 당내에서 친박이다, 아니다를 나누는 것은 참 의미가 없다. 그런 차원에서 원점에서 다같이 출발해야 한다”고 박심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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