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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 vs 비노' 야권연대 놓고 동상이몽


입력 2014.01.15 11:49 수정 2014.01.15 11:57        이슬기 기자

친노계 "연대 밖에 다른 방법 없다" 비노 "자립 안하면 미래도 없다"

민주당이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연대’에 대한 당내 입장에 혼선을 빚는 모양새다.

선거 때만 다가오면 되풀이 되는 연대에 여론이 곱지 않음을 의식하면서도 야권연대 없이는 선거에서 참패할 것이라는 위기감 속에 당내 이견이 갈리고 있는 것. 특히 당내 계파에 따라 야권연대를 보는 시각이 상반돼 향후 의견수렴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연대 추억' 못 잊은 친노? "연대밖에는 다른 방법 없어"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계는 선거 승리를 위해선 연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압도적이다.

친노계의 한 초선 의원은 최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장 야권연대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을 심판할 수 있는 건 선거를 통해서만 가능한데 야권이 분열돼 국민적 요구를 채우지 못하면 그 책임은 우리 책임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친노계이자 당 핵심관계자인 한 의원도 “진보진영의 승리를 위해서는 통합, 연대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면서 “야권연대를 안한다는 건 그야말로 원칙론에 입각한 자존심일 뿐이다. 현재 구조적인 불리를 생각하면, 우리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연대와 통합의 기본적인 조건을 만들어야한다. 선거는 구도의 문제가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범친노로 분류되는 고 김근태 전 의원계인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에서도 연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민평련계 한 중진 의원은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연대하는 것이고, 이기려면 연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고, 같은 계파의 초선 의원 역시 “현재 지지율이 나눠져 있기 때문에 민주지형의 혁신을 기초로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연대를 해 임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선거 전략상 호남에서는 각개전투를 벌이더라도 수도권이나 취약지역인 영남권 등에서는 연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친노계의 한 재선 의원은 “호남에서는 안철수 신당과 경쟁을 하더라도 호남 밖에서는 어부지리로 새누리당에게 줄 위험이 있기 때문에 연대하고 협조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앞서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민평련계 초선 의원도 “연대를 하되 연대의 방식은 과거처럼 일률적으로 하는 것보다 호남에서는 경쟁하고, 수도권에서는 연대를 하는 등 부분적인 연대와 경쟁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친노 세력이 야권연대에 긍정적인 것은 과정의 흠결이 있긴 했지만 2002년 당시 노무현-정몽준 단일화가 결과적으로는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어냈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야권연대를 통해 승리를 거머쥔 기억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노계 "일 생기면 영양제 맞듯 연대해선 독자적 지지 못 받아"

반면 ‘자립하지 못하면 미래도 없다’는 취지로 연대에 반대하는 비노계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비노계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은 야권연대와 관련, “스스로 쇄신하고 국민이 싫어하는 언행을 하지 않아 힘을 길러야지 꼭 무슨 일이 생기면 영양제 맞듯이, 우황청심환 먹듯이 (연대)해서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세력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연대가 필요하긴 하지만, 민주당이 본질적으로 이번 야권연대를 선거의 기본 전략으로 갖고 가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한 3선 의원도 “민주당 스스로 자강할 수 있는 혁신과 변화에 집중해야지 선거가 5개월 남았는데 지금 연대 운운하고 있을 때인가”라면서 “야권연대 운운하면서 이걸 하느냐 마느냐 말하는 건 불필요한 짓이다. 현재는 당 혁신과 통합에 스스로 집중해야 할 때로 연대는 무가치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비노계 3선 의원 역시 “연대 없이 독자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서로 한번 망해봐야 정신을 차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다만 안철수 측이 먼저 연대의 필요성을 느낄 거다. 연대를 안 하면 새누리당에게 밥상을 차려주는 격이 되고, 그 책임을 안철수가 상당부분 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손학규 상임고문도 지난달 16일 조계사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송년 후원의 밤’ 행사에서 “국민은 민주당도, 안철수 신당도 정정당당하게 국민의 평가를 받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은 혹시라도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단일화, 연대에 의지해 치르겠다는 안이한 생각을 해서는 결코 안 된다”며 야권연대를 정면 비판한 바 있다.

비노계 입장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야권연대를 했으나 ‘종북꼬리표’만 얻은 채 당이 오랜 기간 ‘패배의 늪’에서 허우적댔던 만큼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연대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여론이 다수인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당의 공식 입장은 ‘가능성을 닫아 두지 않겠다’는 쪽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신당을 ‘경쟁적 동지 관계’로 규정한 후 “양측의 경쟁이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주는 것에 대해선 다른 분들도 그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야권연대에 문을 열어놨다.

당의 이같은 입장은 크고 작은 선거에서 꾸준히 적용됐던 ‘야권분열 = 필패’라는 야권공식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야권연대를 하지 않고 선거를 치렀다 패배할 경우, 그 책임을 당 지도부가 모두 뒤집어써야 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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