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MBC 라디오 출연해 "반대가 아니고 불가능하다는 것"
최근 새누리당 상임고문으로 임명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10일 정치권 안팎으로 불고 있는 개헌 논란과 관련, “지금 개헌은 가능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전 의장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 새누리당 소속 서청원-이재오 의원 간 지난 8일 개헌 문제를 두고 당 회의 자리에서 충돌한 것에 대해 “중요한 문제니 의견이 안 맞을 순 있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의장은 “개헌을 반대하는 것이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반대가 아니라 개헌을 하려고 해도 안 된다. 불가능하다”면서 “(헌법은) 일반법을 고치는 것과 같이 ‘이론적으로 문제가 있으니 고치자’고 해 고쳐지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헌법이 만들어진 게 60년 전인데 그동안 10번 가량 개헌을 했다”며 “이론적인 모순이나 제도가 나빠서가 아닌 모두 정치주체들이 집권을 하기 위해 개헌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의장은 그러면서 “현행 헌법이 87년에 개헌이 됐다”며 “당시 소위 말하는 민정당(민주정의당) 세력과 ‘3김’인 김영삼·김대중·김종필 씨 등이 6.29 이후 어떻게 하면 자신들이 정권을 잡을 수 있을지 논의를 해 각자 ‘이 헌법이라면 자기들이 정권을 잡을 수 있겠다’는 판단 하에 (현 헌법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민정당도 정권을 한 번 잡았고, 그 다음에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도 정권을 잡았고, 그 다음에 노무현 대통령도 나오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박 전 의장은 이어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도 “필요성이라는 게 얘기하려면 한도 끝도 없다”며 “헌법이 우리나라에 모든 정치, 사회, 문화를 다 규율하는데 필요성은 각각의 것에서 얘기하려면 한도 끝도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한곳으로 집중된 권력을 분산해 갈등을 조정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도 “권력분점이란 게 찬성하는 사람도,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며 “(다만) 그게 어떻게 됐든 지금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개헌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의장은 “지난번 노 대통령이 대통령 재임 시 ‘원포인트 개헌’을 하자고 했지만 무산된 건 이런 이유로 다른 정치주체들로부터 전혀 동력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개헌을 주장해봐야 안 된다”고 거듭 말했다.
이외에 박 전 의장은 ‘새누리당이 청와대 눈치만 보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당청간에는 알려진 통로 외에도 비밀접촉이 굉장히 많다”며 “(외부로) 일일이 노출이 되지 않으니 아무것도 안하고 접촉이 없는 게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어떻게 일일이 다 얘기하느냐”고 반박했다.
반면, 같은 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한 황주홍 민주당 의원은 강하게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황 의원은 “경제 살리기를 위해서라도 개헌이 필요하다”며 “정치적 환경이 대통령에 워낙 많은 권한을 주기 때문에 권력이 집중되고, 대통령은 개혁을 게을리 하게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제도와 구조를 바꿔줘야 이 나라가 소통이 되고, 경제가 자유롭게 흘러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처럼 거의 매년 선거를 치르는 나라가 없다”며 “지방선거 따로, 대통령 선거 따로, 국회의원 선거 따로 하는데 일괄선거로 바꿔야 한다. 이래야 경제가 살아날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이 국회 개헌특위 구성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개헌 논의에 힘을 실었다.
그는 “개헌 논의는 대통령도 막을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면서 “뚝은 이미 무너졌고, 대통령이 봉쇄한다고 멈춰질 논의도 아니다. 우리 사회의 소통과 상생을 가로막고 있는 집중된 권력구조를 극복하지 않고는 미래로 전진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권력구조의 변화 없는 새정치는 공허한 구두선일 뿐”이라고도 했다.
뒤이어 양승조 최고위원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에 대한 로드맵을 분명하게 제시해야만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이 종식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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