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국정운영에 힘 보태야 '강조' 야당 '불통의 면모' 반발
“점수 좀 잘 주시지.”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
“많이 주려고 했는데 듣고 싶은 얘기가 잘 들리지 않아서...”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
6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 앞에서 만난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과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 간에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있던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두고 이같이 뼈있는 말이 오고갔다. 김 대변인은 홍 사무총장을 만나기 직전 기자회견장에서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한 비판 기조를 담은 브리핑을 했던 차였다.
홍 사무총장은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마뜩찮아 하는 김 대변인을 향해 “어느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들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김 대변인은 조목조목 반박 사항을 밝혔다. 다음은 위에서 언급된 김 대변인의 발언 후 두 인사의 대화전문이다.
홍문종 사무총장(이하 홍) : “어떤 부분이 제일?”
김관영 대변인(이하 김) : “하하하.”
홍 : “아, 진짜 어느 부분이 제일 마음에 안드셨나.”
김 : “아침에 우리 대표(김한길)가 ‘이런 내용이 좀 포함됐으면 좋겠다’고 했던 7가지 부분에 대해 쭉 따져보니 제대로 답이 온 게 거의 없다.”
홍 : “제대로 답이 안된 것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
김 : (‘7가지 부분’ 적은 수첩 꺼내며) “그래요? 아, 내가 보면 특검에 대해선 어차피 불수용을 말씀하셨고, 소통에 관해서는 조그마한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있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면 좀 미진한 게 있는 것 같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고, 사회갈등·분열을 해소하기 위한 대탕평, 사회통합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이 없었다. 탕평인사도 언급이 없었고. 기초공천폐지에 대해서도 공약을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으면 했는데...”
홍 : “아니, 국회에서 잘 알아서 하라고 말씀하셨으면 된 거지, 국회를 굉장히 존중하신다고 말씀하신 것 아닌가?”
김 : “하하하. 공약을 하셨으니까 이 부분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좀 듣고 싶었는데. 나머지는 뭐, 남북관계는 우리들이 상당히, 그래도 많이 고민하신 흔적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홍 : “전반적으로 (기자회견) 마치고 돌면서 보니까 기자 분들은 전반적으로 굉장히 잘 하셨다, 좋아진 것 같다고 말씀하시던데. 그리고 소통이 앞으로 잘 될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말씀하시더라.”
김 : “아, 그런가. 우리도 참고하겠다, 긍정적으로. 하하하. 우리 의견도 좀 잘 참고해주시라.”
홍 : “앞으로 야당도 점수를 좀 잘...”
김 : “예, 열심히 하겠다. 하하하.”
이후 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한 점수는 후하게 줘서 50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체적으로 보면 낙제(인) 40점을 주고 싶지만, 어쨌든 기자회견장에 나왔다는 것 자체, 남북관계에서 조금 (점수를 줄 수 있겠다)”고 말했다.
홍 사무총장과 김 대변인의 이러한 인식의 차는 여야 대변인 간 브리핑 또는 논평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야당은 박 대통령이 또다시 ‘불통의 면모’를 보여줬다며 반발했고, 여당은 야당이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그치고 국정운영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번째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이지만, 오늘 국민은 듣고 싶어 했던 얘기는 듣지 못하고 대통령의 일방적인 메시지만을 전달 받았다”면서 “기자회견장이 쌍방향 소통의 장이 아니라 일방적인 국정홍보의 장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등 주요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 무능장관 교체문제(개각), 경제민주화, 사회적 대타협위원회 설치, 개헌 등에 관해 언급을 일축 또는 회피했다면서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이 과연 진정한 소통 의지가 있는 것인지 더 큰 의문을 갖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소통이 이뤄지는지 여부는 대통령의 느낌이 아닌 국민 등 대화 상대방의 느낌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우리 국민이 또 속았다. 오늘 신년 기자회견을 지켜본 국민은 과연 지난 2013년을 박 대통령과 함께 어떻게 살아왔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지경”이라며 “국민에게 등 떠밀려 억지로 기자들 앞에 선 대통령은 여전히 소통 의지가 전혀 없음을 선언했다”고 질타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 또한 “대통령의 측근으로부터 들어야했던 ‘자랑스러운 불통’이라는 말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었다는 것을 오늘 확인했다”며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는 지난 1년의 불통통치에 대한 기억상실, 그 자체”라고 몰아붙였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측도 가세했다. 금태섭 새정치추진위원회 대변인은 논평에서 경제활성화와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의지는 높게 평가하면서도 “기초노령연금 등 공약미이행 또는 후퇴에 대해 국민에게 아무런 설명이 없었고, 그동안 끊임없이 약속해온 경제민주화와 복지에 대한 언급이 아예 빠진데 대해서도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금 대변인은 또 “국가기관 대선 개입 문제와 특검 등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데 그쳤고, 노사문제와 공기업 개혁 등과 관련해선 사회적 대화에 대한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국민의 행복과 나라 발전을 위해 정부가 더욱 국정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자리였다고 평가한다”면서 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서 밝힌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창조경제를 통한 경제활성화, 설맞이 이산가족 상봉행사 추진 등에 대해 호평했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무엇보다 오늘 기자회견이 박 대통령과 국민의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주요 정책에 대한 지지와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서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회도 박 대통령이 밝힌 국정 운영과 각오에 책임있는 자세로 답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국회의 협조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야당은 민생문제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인식으로 국민과 국가를 먼저 생각하고 국정 운영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유 대변인은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책임있는 여당으로서 소통의 중심에 서 국정 운영이 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의 국정 현안에 대한 정확한 취지와 정보를 국민에게 알리고, 오해가 있다면 이를 청와대와 정부에 가감 없이 전달하는 일에 적극 나설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