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딜레마, 발목잡는 당헌·당규에 속앓이
새누리당이 박근혜정부의 중간심판 성격을 지닌 내년 지방선거, 특히 서울시장 후보 선출 문제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유력인사 차출이 상대적으로 승리 가능성이 높지만, 복수 후보 출마시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한다는 ‘대원칙’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은 야성이 강하긴 하지만 뚜렷한 지지 정당은 없다. 그만큼 선거 당시의 정치·사회적 분위기가 판세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경우 사실상 지방선거 전체의 승리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여야 모두 승리를 위한 치열한 물밑 계산을 진행 중이다.
‘현역 시장’이라는 프리미엄을 가진 박원순 서울시장이 소속된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다양한 후보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아직 특정후보를 결정하지는 못한 상태다. 새누리당이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새누리당에서는 이혜훈 최고위원이 출마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가운데 자천타천으로 정우택 최고위원과 진영 의원, 조윤선 여성부 장관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박 시장의 상대로는 다소 힘들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에 따라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차출설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 의원의 경우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박 시장을 상대로 승리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며 본인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물밑 행보는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 전 총리는 당 내부에서 ‘추대설’이 제기되고 있다. 당내 후보들을 먼저 띄워본 뒤 호응이 없으면 김 전 총리를 최후의 카드로 내세우는 논의가 당 내부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본인 스스로는 아직까지 출마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는 지난 16일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뒤 ‘데일리안’과 만난 자리에서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똑같은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은 실없는 사람이다. 두고 보면 알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한 이야기를 쭉 보면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당헌·당규다. 새누리당은 공직후보자 심사와 관련, 당헌·당규에 ‘중앙당 및 시도당 공천위원회는 국민참여선거인단대회, 여론조사, 면접, 후보간 토론회를 통해 단수의 후보자를 선정한다’고 규정돼 있다. 특히 시도지사의 경우 ‘국민참여선거인단대회를 원칙으로 한다’고 못을 박았다.
즉, 복수의 후보자가 존재할 경우 경선을 통해 선출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정 의원과 김 전 총리의 경우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다면 당내 경선보다는 추대를 원하는 분위기다. ‘당을 위해 내가 희생하겠다’는 명분을 세워주기 위해서도 추대가 필수로 꼽히고 있지만 이미 출마를 선언한 이 최고위원이 후보자 등록을 하게 되면 경선으로 갈 수밖에 없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17일 ‘데일리안’과 만나 “정 의원과 김 전 총리는 추대를 받지 않는 이상 서울시장 선거에 나갈 가능성은 없다”며 “당내 경선에 뛰어들기에는 ‘급’의 문제도 있지만, 스스로도 모양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해결책과 관련, 일각에서는 ‘취약지역의 경우 국민참여선거인단대회를 실시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당헌·당규에 따라 전략공천을 하면 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이 최고위원이 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명확한 명분없이 전략공천을 이야기하기도 어렵다. 또한 당 지도부 입장에서도 그동안 ‘서울시장 선거도 할 만하다’고 분위기를 띄워놓은 상황에서 취약지역을 이유로 내세워 전략공천을 하기에는 당내 반발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또 다른 관계자는 “당의 입장에서는 뚜렷한 기준과 원칙이 없는 상황에서 특정 후보를 전략 공천할 경우 ‘당의 사유화’라는 내부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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