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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당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두가지 이유


입력 2013.12.09 11:57 수정 2013.12.09 12:05        이상휘 선임기자

<칼럼>'세력'이 안보이고 '슬로건'은 역시나 애매모호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 기자회견에서 4명의 새정치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들과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이계안 사단법인 2.1 연구소 이사장, 김효석 전 민주당 원내대표, 안철수 의원, 박호군 한독미디어대학원대학교 총장, 윤장현 광주비전21 이사장, 송호창 소통위원장.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 대한민국 헌법 제8조다. 누구나 정당설립을 할 수 있다. 정당법에 의해서 정당설립은 진행하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정당설립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충분히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행정적 절차와는 차원이 다르다. “누구나 정당을 설립할 수는 있지만 누구나 정당을 만들 수 없다”는 의미다.

최소한 네 가지 정도가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정치적 환경이며 둘째가 세력의 규합정도, 셋째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슬로건, 넷째가 자금력의 확보방법 등이다. 굳이 순서를 따질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모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신당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다. 그 동안 소문만 무성했다. 몇차례 신당을 하겠다는 의지만 밝혔다. 구체성을 밝힌 내용은 8일이었다. 신당을 추진할 대표 4인을 공개한 것이다. 당연히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결과는 비산비야(非山非野)였다. ‘산도 아니며 들도 아니다’는 것이다. 뭔가 미지근하다는 반응이다. 언론은 노골적이지는 않으나 적당히 비판적 기류를 보였다. ‘소문난 잔치 먹을 게 없다’는 식의 보도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별게 없다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추세라면 ‘안철수 신당은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한다. 결과는 좀 더 두고 보면 알 것이다. 진척된 뭔가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많이 힘들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안 의원의 신당은 정치적 환경으로 따지면 적합한 타이밍이다. 여야의 첨예한 대립, 그리고 정쟁에 식상한 국민들이다.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을 바란다. 그 가운데 안 의원의 등장은 시기적으로 맞다.

자금력 확보는 뭐라 말하기 곤란하다. 정당설립의 요건은 분명하다. ‘5개 이상의 광역시도당을 보유해야 하며, 각 시도당은 1천명 이상의 당원을 보유해야 한다‘는 게 그것이다. 정당법 제17조와 18조다.

창당과정의 자금, 그리고 시도당의 설립과 운용자금 등이다. 막대한 자금이 소요될 게 분명하다. 국민모금이던가, 아니면 후원금에 의해 가능할 수도 있다. 아니면 안 의원의 사재 출연도 있을 수 있는 얘기다.

뭐라고 단언하기 힘들다. 내부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위 두가지를 제외하면 핵심은 세력과 슬로건이다. 사실 신당은 이게 전부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안철수 신당창당에 이 두 가지가 힘들어 보인다는 것이다. 이번 4인 공동대표의 선정이 그것이다.

특별한 끌림이 없다. 대중이 무릎을 탁 칠 수 있던가, 아니면 최소한 고개를 끄덕일 정도의 영향력은 있어야 한다. 더구나 세력규합의 상징은 신당의 지향점과 맞닿아 있다. 이른바 안철수의 새정치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새로운 정치는 새로운 세력의 규합으로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장하성, 최장집 교수 같은 분들은 초기에 거론되었다. 그런 분들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잘 모르는 인사이거나 이미 정당판에서 회자되었던 인사들이다. 내년 지자체를 염두에 두고 재기를 모색한다는 오해를 받을 만한 사람들이다.

안 의원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신당은 정치질서의 재편이라는 중차대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기존 정치가 혼란하기 때문에 많은 지지를 보내는 것이다. 안 의원의 신당은 이러한 질서재편과 함께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야권의 대표가 되어야 만 가능하다. 소위 ‘야왕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본인이 먼저 던져야 한다. 수식적으로 또는 이성적으로 신당을 구상해서는 곤란하다.

당은 이념과 철학을 공유하는 자들의 집합이다. 실익을 계산해서는 불가능하다. 정가에서는 안 의원의 이것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한다. 이것이란, 몸을 던지는 모습이라고 한다. 새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안 의원만의 색깔과 노력을 말한다.

야권은 투쟁적 가치를 내재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러한 야권의 재편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투쟁적이지 못한 태도는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추구하는 새정치란 무엇인지, 새정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 그 속에서 자신은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지를 분명히 밝히는 게 먼저라는 뜻이다. 그게 없으면 새로운 사람도 합류하기 힘들다

당연하지 않는가. 물건이 뭔지 알아야 가게를 찾아 사려고 들지 않겠는가 말이다. 순서를 잘못 짚었다는 의미다. 또한 20%이상을 상회하는 창당 지지율에 일희일비해서는 안된다. 민주당의 지지율 보다 훨씬 높다고 해서 사실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함정이 있기 때문이다. ‘블라인드 지지율’이라는 것이다. 커튼에 가려진 지지율로 언제든 쉽게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신당에 대한 윤곽 그리고 동조하는 세력과 정치 슬로건 등이 구체화되어야만 블라인드가 걷힌다. 창당지지가 중요하긴 하나, 그것에 얽매인다면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지도가 떨어진다고 이제와서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블라인드가 걷히더라도 변하지 않는 지지도를 확보해야 성공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세력규합과 새정치의 구체성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단순히 몇차례 전국 강연을 하고, 언론에 포커스를 받는 가벼운 전략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안 의원은 본인이 하고 있는 일을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신당창당은 혁명과도 같은 일이다. 더구나 작금의 정치현실은 더욱 그렇다. 대한민국의 정치역사가 새로 쓰여지는 일이다. 처음부터 다시 곰곰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이상휘 기자 (shon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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