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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휘]뭐가 위기인줄도 모르고 공멸해가는 정치권


입력 2013.12.05 10:39 수정 2013.12.05 10:45        이상휘 선임기자

<칼럼>말로만 '민심' 네탓만 하다가 한해가 저문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2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4자회담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

민심, 뭘까? 국민의 마음이다. 이 마음이 돌아서면 민심이반이다. “민심은 천심이다.” 흔히 하는 말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민심을 거슬러서는 안된다.

역사는 그러한 경우를 수도 없이 목도했다. 그래서 하늘의 마음, 즉, 천심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 선조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민심에 귀를 기울이고 따르려는 노력을 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는 이반과 역린이 생겨났다.

충신들은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혹독한 희생을 감수하기도 했다. 목민심서에는 향통법이라고 나와있다. 향통은 입구가 봉해진 사기그릇이다. 조그만 구멍을 뚫어 놓았는데, 그 속으로 사람들이 민심을 적어 넣었다. 팔도에 골고루 향통을 배치해 놓았고, 정기적으로 이를 거둬들여 정세에 활용했다.

민심을 읽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욕바위란 것도 있었다. 고을에 원님이 민심을 읽기 위해 바위에 오른다. 이때 백성은 바위 밑에서 온갖 불만을 쏟아놓는다. 그리고는 사라진다. 원님은 조용히 그 소리를 듣는 것이다. 그래서 욕바위라고 한다.

신문고라는 제도는 유명하다. 조선초기의 제도다. 임금의 직속인 의금부당직청에서 주관했다. 북이 울리는 소리를 임금이 직접 듣고 북을 친 자의 억울한 사연을 처리하도록 했다. 은밀히 따지면 억울한 민원을 처리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민의상달의 대표적 제도로 현재까지 회자되고 있다.

지금, 민심은 어떨까. 또 어떻게 파악되고 있을까.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청와대의 경우 민정수석실이 민심을 파악하기도 한다. 국가적 상황이나 제도 등의 실행과 효과를 직접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국가 부처에서도 민심을 파악한다. 그래야 정책의 전파나 실행에 따른 정보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때로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민심을 파악하는 형태 때문이다. 자칫 사찰로 인식될 수는 있는 것이다. 또한 민심파악을 빌미로 악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확한 민심을 알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조선조 시대가 아닌 까닭이다. 매스미디어의 엄청난 발전 때문이기도 하다.

조선조 임금들은 잠행을 선호했다. 정확한 민심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직접 백성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은 불가능하다. 대통령의 잠행은 꿈꾸기가 어렵다. 역대 대통령들이 이 같은 계획을 세우기는 했으나 번번이 수포로 돌아갔다. 다만 고 박정희 대통령이 잠행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 전부다.

매체의 발달로 대통령의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경호상의 문제도 심각해졌다. 시끄러워질 뿐 효과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념적 환경이 민심의 본질을 왜곡시키기 때문이다.

최근 사회여론은 극명하게 구분된다. 보수와 진보다. 보수쪽은 정부정책에 우호적이요, 진보쪽은 그 반대다. 정권을 어느 쪽에 가져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중간지대의 민심은 외톨이 신세다. 대부분은 침묵하고 있다. 양극화된 민심 속에서 제대로 소리를 내지 못한다. 그래서 정치가 바로서야 하는 것이다. 어느 쪽도 아닌 민심의 향방을 바로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민심은 이념과 정치적 외침이 아니다. 먹고사는 본질적 문제이다. 그것을 해결해달라는 고요한 외침인 것이다. 어저께 여야 4자 회동이 있었다. 특검을 제외한 다른 부분의 협의가 성공했다.

일년 넘도록 정쟁을 해오던 상황이었다. 새해 예산안 심의를 두고 파행을 거듭했다. 국민들의 실망은 도를 넘어섰다. 몹시 화가 난 상태였다. 정파적 이해관계, 당리당략, 그리고 정치적 기교 외에는 보여준 것이 없었다.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무엇인지 조차 파악하지 못한 정치권이었다. 정기국회 개원이후 단 한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않았다. 민생은 오간데 없고 정쟁만이 판을 친 것이다. 어쨌든 국회는 비로소 정상화의 모습을 찾았다. 다행이다.

그나마 화난 민심을 느꼈다는 방증이다. 정치권 공멸의 위기감 때문인 것이다. 끝까지 대결국면으로 치달았다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 먹고살기는 갈수록 팍팍해지는데, 정치권은 자꾸 상관없는 고함만 질러댄다. 이러니 화가 날 수밖에 없다. 국민들의 정서가 돌팔매를 하기 직전이었다는 의미다.

민심이 중요하다. 그것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정치는 바로서지 못한다. 정확한 민심을 읽어내는 것이 올바른 정치다. 그렇게 가야만 국민적 지지를 받는다. 국민들은 이념대결과 정쟁에 지쳐있다. 차기 정권의 창출을 위한다면 달라져야 한다. 지지세력을 끌어안기 위한 투쟁은 식상하다.

소외된 국민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일에 진력해야 한다. 민심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국가는 정치적 행위로 운영되고 발전한다. 더구나 중국과 일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동북아 패권을 둘러싼 주변국들은 스스로를 무장하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대한민국은 내우외환의 상태다. 곰곰 반문하고 성찰해야 할 것이다. 이십여일이 지나면 새로운 해가 시작된다. 또다시 정쟁으로 민심을 배반해서는 안될 일이다.

청와대는 물론이거니와, 정치권은 알아야 할 것이다. 이 한해가 가기 전에 진지한 토론과 성찰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국민의 마음이 진정 무엇인지, 그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이다. 민심으로 다가서는 선조들의 지혜를 곰곰 되새겨 볼 일이다.

이상휘 기자 (shon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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