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4자회동' 김한길 "누가 죽나 한번 보자"
성과없는 4자회동 그 와중에 임명발표한 청와대, 정치권은 '첩첩산중'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2일 국회정상화 숙제를 안은 정치권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2일 민주당에 제안한 여야 4자회담은 아무성과 없이 ‘빈손회담’으로 그쳤고 회동 와중에 청와대가 황찬현 감사원장, 김진태 검찰총장,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더욱 꼬이는 형국이다.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4자회담은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최경환 원내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전병헌 원내대표가 배석자 없이 1시간 20여분 동안 국정 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했지만, 양당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내일 다시 회동을 갖기로 했다고 양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 25일 김 대표가 제안한 양당대표 회동 이후 일주일 만에 열렸으며, 이날 황 대표가 조건없는 4자회동을 민주당에 역제안하면서 성사됐다. 앞서, 김 대표는 양당 대표-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4인 협의체’를 구성, 협의체 산하에 정국정상화를 위한 특별검사제 도입과 특별위원회 신설, 예산법안 처리, 정당공천 폐지 등 정치개혁을 논의할 3개의 단위를 동시에 가동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제 수용거부 입장을 굽히지 않아 사실상 4인 협의체 구성이 무산된 데 이어 이날 회담에서도 특검과 관련한 접점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색된 국회 정상화 방안모색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회담 도중에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자기들 주장만 하면서 예산만 이야기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황 대표도 지지 않고 “예산은 국민을 위한 거다”라고 응수했다. 이에 김 대표는 테이블을 치며 “나 김한길이 관둬도 좋다 이거야. 누가 죽나 한번 보자”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양당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국정 전반에 대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회담 도중 청와대에서 황찬현 감사원장,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김진태 검찰총장 임명안을 통과시킨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 오늘 새누리당이 보여준 4자회담은 ‘임명을 위한 쇼’
이날 청와대의 임명처리에 대해 새누리당은 국가수장의 장기 공백상태로 인한 국정운영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임명처리는 정당한 법절차였다고 밝힌 반면, 민주당은 여야 4자회담이 열리는 시각에 임명안 처리를 강행한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정국 냉각의 원인을 제공한, 감사원장과 복지부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며 “오늘 새누리당이 보여준 대화 제스처는 청와대와 사전 조율된 ‘임명 강행을 위한 여론 쇼’였는지 답변해야 한다. 또 청와대의 독선에 이어 최근 독기까지 어린 일방통행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정치적 고려 없이, 임명을 미를 경우 국정운영 공백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한 것이라고 했지만, 정치권에선 양당 지도부 회담 중에 임명처리를 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이다.
이와 관련,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교수는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정치라는 것은 타이밍과 격식이 있는 것인데, 이 같은 임명처리는 부적절했다”면서 “그동안 의회의 마찰 중에 임명안 처리를 강행했다면 이것은 민의를 무시한 것이며 실수로 했다면 대통령을 보좌하는 정무기능이 마비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비공개 회담으로 전환되기 직전 황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국내외 환경이 엄중하기 때문에 국회가 민생과 국익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할 때”이라며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더라도 국민 앞에 최선을 다 해야 한다. 오늘 허심탄회하게 모든 문제를 이야기하고, 국민들께서 좋은 결실을 맺으라는 것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여야 합의점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 대표는 “정치가 사라졌다. 이래서는 나라의 미래를 생각할 수 없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지난 월요일 정국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게 위해 ‘4인 협의체’구성을 제안했다. 지난 대선관련 의혹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혁은 특위에 맡기고 예산심의에 전념하지는 것이 제안의 요지였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황 대표는 3~4일 만에 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새누리당은 4일째 되는 날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날치기 처리로 답했다”면서 “많은 것이 잘못됐지만 정치를 복원하고 정국정상화 해법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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