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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특검' 고집에 발목 잡힌 민생, 해법은?


입력 2013.11.28 10:03 수정 2013.11.28 11:24        김지영 기자

정치현안 몰두하는 야당과 돌파구 못찾는 집권 여당

집권 초기 대내외 산적한 현안 표류 단기해소 난망

국회에서 각 상임위별로 새해 예산안 심의를 시작한 가운데 26일 오전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해 예산안이 심의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경제 활성화를 비롯한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 이행이 취임 첫해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는 ‘가장 큰 복지는 일자리’라는 기조 아래 새누리당을 통해 당정협의를 거친 15개 경제 활성화 법안을 제출했지만, 민주당 측은 이들 법안이 대기업 특혜법안이란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수차례 처리를 촉구했던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이 대표적인 사례다. 박 대통령은 두 차례 공식 회의, 여야 대표와 3자회담에서 국회에 외투법 처리를 요청했다. 하지만 외투법은 단서조항 추가 등 수차례 수정 작업에도 불구하고 소관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밖에 관광진흥법 개정안, 크루즈산업 융성 지원법도 수혜자가 대기업에 한정된단 이유로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부동산 거래 정상화 대책으로 내놓은 취득세 인하의 경우 지방세수 보존대책을 둘러싼 여야간 입장차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는 부자감세 논란으로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 청와대 측도 답답한 기색이 역력하다. 북핵 문제, 영연방 국가들과 FTA(자유무역협정), 이어도를 중심으로 한 ADIZ(방공식별구역) 논쟁 등 대외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 경제 활성화 입법 등 정부가 국내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도 계획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론 야당이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이처럼 정부 정책들이 잇따라 국회에 가로막힌 데에는 현 정국을 바라보는 정부여당과 야당간 인식차가 크게 작용했다. 경기회복 방안으로 정부여당은 투자 활성화를 통한 고용 창출을 내세우는 반면, 야당은 서민복지를 통한 내수 활성화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민주당은 부자감세 철폐, 경제민주화, 서민보호란 명분으로 소득세 최고구간 확대, 각종 기업규제, 전월세상한제 등을 정기국회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서로의 입장만을 내세우며 여야 정치권의 협상도 사실상 기능을 멈춘 상황이다. 야당은 통상 여당이 제출한 법안을 처리해주는 조건으로 자신들이 발의한 법안을 관철시키거나, 특정 법안을 처리해주는 조건으로 다른 법안의 수정이나 재고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번 국회에선 이같은 모습도 찾아보기 어렵다. 오로지 대정부 반대만 있을 뿐이다.

더구나 야당은 현재 민생과 동떨어진 정치현안을 문제 삼아 법안 처리, 예산안 심사를 거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국정원 사태다. 민주당은 국가정보원 특별검사와 국정원 개혁특별위원회 등 이른바 ‘양특’을 촉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특검에 부정적이다. 검찰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특검이 진행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정원 특검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할 태세다.

오히려 민주당은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은 양특에 맡기고 국회는 민생법안 처리에 전념할 것을 재안하며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이 표면적으로만 경제민주화를 내걸 뿐, 실상은 양특을 민생법안 처리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데일리안'과 전화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법안 때문에 반대를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른 수가 없기 때문에 지금은 정부와 여당이 뭘 내놔도 반대할 것”이라면서 “양특을 새누리당이 수용할 경우 국회가 정상화할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현 정국은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협상의 재량권을 움켜져야 할 새누리당이 청와대의 눈치만 살피느라 정국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박 대통령은 지지율에 대한 착시현상이 있어서 야당을 압박해 문제를 풀어가려 하고 있다”며 “야당은 헌법도 안 지킨다, 이런 식으로 몰아세우는 건 당장 다음에 선거가 있을 땐 좋은 전략일 수 있지만 올해는 선거가 없고 집권 초기다.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어 “지금은 대통령의 정치력을 보는 상황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자율성을 가지고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새누리당이 그 기능을 못해 여야 모두 대통령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야당을 압박하는 것보단 여야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도 “단기적으론 해결이 어렵지만, 장기적으론 박 대통령이 여당에 재량권을 줘 협상의 여지를 만들어주는 게 정국을 해소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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