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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기대하는 이유는...


입력 2013.11.12 11:34 수정 2013.11.12 11:41        이상휘 선임기자

<칼럼>'정치혼란 매듭+통합위한 구체적 대안+경제 청사진' 제시해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월 16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3자회담을 마친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사이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정국이 얼어붙었다. 갑자기 몰아닥친 겨울추위 만큼 차갑다. 언제 풀릴지 알 길이 없다.

정치는 모든 것의 기본이다. 정치가 잘 풀려야 국정이 순조로운 법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매듭이 꼬여있는 느낌이다. 정치따로, 국정따로 제각각인 것 같다.

청와대와 정부는 정치와는 거리를 두려한다. 정치권은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서 해결해주길 바라는 눈치다. 국정이라는 큰 틀에서 보자면 정국의 불안정은 현 정부의 몫이다. 해결하는 것도, 문제를 만드는 것도 그렇다. 자유스러울 수 없는 것이 현 정부다.

지난달 31일, 박 대통령은 말문을 열었다. 정치현안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정치거리두기’의 입장과는 다른 것이었다.

국정원 댓글사건 등과 관련해 재발방지와 엄정수사를 천명했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만족하지 못한 모양이다. 새로운 정치적 현안을 만들고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특검제의에 이어 특검을 주장하고 나섰다. 윤석렬 지청장의 징계건에 대해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다. 신야권연대를 통한 야권결속의 이니셔티브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다. 복잡한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의 반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기국회와 예산심의 등에서 정치권의 협조가 필요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내년도 예산안 통과가 힘들면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높다. 공약실천은 물론이거니와 ‘한국판 셧다운’이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18일로 예정된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주목되는 이유다. 시정연설은 입법부에 대한 예의적 차원이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기금운영계획안에 대한 국회 심의에 앞서 정부가 그 편성 방향 등을 설명키 위한 것이다.

대통령의 국정전반에 대한 시각이 담긴다. 이번 시정연설도 그 형식면에서는 전례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좀 다르다. 단순히 예산안을 설명하고 국정전반의 시각을 밝히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우선 야권이 단단히 벼르고 있다. ‘울고 싶을 때 뺨맞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일련의 정치상황을 외면하고 원론적인 시정연설을 할 경우를 말한다. 기다렸다는 듯이 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과연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어느 정도 수준일지 궁금하다. 이 같은 정국 대치상황을 고려할지, 아니면 지금껏 그래왔듯이 원론적인 수준에서 그칠지 말이다.

많은 고민을 할 것이다. 현 정국상황이 최대의 고비라는 사실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어떤 방향으로 결정할 지는 짐작할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세가지 정도는 언급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정국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말이다.

첫째, 정치적 대립상황에 대한 명확한 입장표명이 필요하다.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다. 어떠한 상황이든 대통령이 가져할 책임은 무한인 것이다. 최근의 정치적 상황이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있다. 분명한 사실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 등은 일 년을 넘게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다. 단순히 정치권의 이익과 관련된 것으로 치부해서는 안될 일이다.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 있어야 한다. 책임을 통감해야 하는 레토릭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은 대통령을 비난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댓글로 당선되었다’는 시각에도 부정적이다. 다만, 정치권의 이해관계와 당파적 행동에 힘들어 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고의적으로 외면하고 있다는 시각을 줘서는 안된다. 그렇게 되면 화살은 대통령을 향하게 된다. ‘대통령은 뭐하고 있나?’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곤란해진다. 국정운영의 책임자로서, 통수권자로서 고뇌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통합적 차원의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국민통합’을 선언했다. 지난 대선에서 많은 지지를 받았던 이유 중의 하나다. 그것을 기대하는 국민적 여론은 아직 많다.

최근 일련의 정국은 심각한 편가르기 경향이 나타난 것이 사실이다. 정국경색의 원인도 이 같은 이유에 기인한 바가 크다. ‘좌는 적이요, 우는 내편이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래서는 나라꼴이 안된다.

민주당이나 야권에서도 물러설 수 없다. 뭔가 명분을 줘야 하는 것이다. ‘야권이 회군할 수 있는 통합적 차원의 명분’ 말이다. 받아들이든, 그렇지 않든 야권이 알아서 할 일이다. 그러나 확실한 명분을 줬음에도 회군(?)하지 않으면 야권은 역풍을 맞게 된다.

국정원 댓글 수사 등에서는 다시 한번 투명수사와 엄벌, 재발방지 등을 강하게 언급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이 의지를 두 번씩이나 밝히는데, 그것을 의심하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국정원개혁도 진일보한 내용으로 언급할 필요가 있다. 야권의 주장을 전부 수용할 수는 없다. 국정원 개혁특위구성 같은 주장은 과감하게 수용할 수 있는 문제다. 받아들이고 존중한다는 의지는 나타내야 하는 것이다.

특검제의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일축할 필요는 없다. 정치적 공세를 위한 특검제의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다만, 대통령이 진정성을 갖고 이해를 요청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검은 역설적으로 검찰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다. 더구나, 검찰의 독립성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내홍을 겪고 있는 검찰이다. 다시 한번 기회를 줘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대통령이 나서서 설득시키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이번만큼은 그렇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경제에 대한 청사진이다.

국민의 기대는 이 부분이다. 정부출범이후 경제는 창조경제 하나로 귀결되었다. 안타깝게도 ‘창조경제’는 아직까지 국민의 속으로 스며들기에는 역부족이다. 구체성과 명확한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어려워하는 이유도 중요한 변수다.

체감경기는 사실상 최악이다. 기업을 하는 사람도, 장사를 하는 사람도, 회사를 다니는 사람도 이구동성이다. ‘가뜩이나 어려운데, 세금은 자꾸 오른다’는 비난도 드세다.

앞으로의 경제가 중요하다. 이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정치권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기 전에 말이다.

언제쯤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며, 무엇으로 회복시킬 것이며, 어떻게 나아질 것이라는 청사진이 필요한 때다. 국민들은 지금 그것을 기대하고 있다. 정치권의 싸움이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가 급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경제 비전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세가지를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시정연설에 담을 지는 모른다.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국민들도, 정치권도 말이다.

그저 그런, 두루뭉술한 내용이어서는 곤란하다.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통수권자다.

이상휘 기자 (shon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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