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과거 잘못된 부분 함께 고쳤으면"

김한길 "드레스코드에 면도하라는 소리는 없어"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3자회담을 마친뒤 국회 사랑재에서 나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3자회담과 관련, “오늘 회담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3자회담 전 박 대통령으로부터 해외 순방 결과를 듣고 나온 후 국회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전했다.

전 원내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G20 정상회의에서 경청과 소통을 강조해 일정한 성과를 낸 만큼 국내에 돌아오셨으니 국내 내치와 국내 정치에 대해서도 경청과 소통의 자세로 꽉 막힌 정국을 풀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국회가 아직 국정감사 대치 상황에서 갈등의 전당으로 되고 있는데, 박 대통령이 갈등의 전당의 한 가운데로 들어오셨으니까 갈등을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그런 마음의 자세로 회담의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자리를 함께 했던 민주당 소속 박병석 국회부의장도 “정치의 중심은 국회가 돼야 한다.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정치의 중심이 국회가 될 수 있도록 국회에 더 신경을 써 달라. 또 야당의 말씀을 직접 들을 기회가 없으니까 야당의 말씀에 크게 귀를 열고 들어달라”고 박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박 부의장은 그러면서 “전 국민이 오늘을 주시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회담결과가 잘 되길 바라고 대통령께서 마음을 열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도 두 사람의 발언에 활짝 웃으며 “그랬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고 전 원내대표는 전했다.

한편,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과의 3자회담에 앞서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3자회담)드레스코드에 면도를 하라는 얘기는 없어서 (수염을 깎지 않고) 그냥 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박 수석이 지난 14일 오후 노웅래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드레스 코드는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오라”고 요구한 것과 관련해 ‘뼈 있는 농담’을 건넨 것이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오늘 김 대표가 수염을 깎지 않은 것은 주변의 어드바이스(조언)에 따른 것”이라며 “특히 그동안 노숙투쟁을 하면서 고생한 점과 투쟁의 의지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수염을 깍지 않고 등장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회담에서 김 대표는 노숙투쟁 이후 줄곧 고수했던 체크무늬 남방 차림에서 탈피, 말끔하게 회색 양복을 입고 등장했으나 수염은 깍지 않은 채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는 이날 회담에서 박 대통령에게 민생 문제, 국정원 개혁, 채동욱 검찰총장 사태와 관련해 7가지 안건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오후 6시 국회에서 열리는 의원총회를 통해 주요 회담 내용을 공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