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성향 천주교 대구대교구 사상 첫 시국선언
87년 6월도 침묵…1911년 출범 이후 사상 처음 시국선언
평소 보수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국가정보원 대통령선거 불법 개입 의혹에 대한 ‘시국선언’에 동참해 전국적인 ‘시국미사’로 확대될 조짐이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국정원이 특정 정당의 대통령 후보를 위해 수준 이하의 댓글 공작을 자행하면서 국가를 저버리고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며 박근혜 정부에게 바라는 다섯 가지 촉구사항이 담긴 ‘시국선언문’을 12일 공개했다.
이에 14일 새누리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앞에서는 대구대교구 신부 95명, 안동교구 신부 66명 경북 칠곡군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수도자 70명 등 250여명이 참여하는 시국선언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 천주교 15개 교구 중 대구대교구의 시국선언은 6번째다. 그동안 보수성향을 보여 온 대구대교구가 시국선언에 참여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아직까지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서울대교구와 수원·원주교구 등 다른 교구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수원교구에선 오는 20일 미사에서 신부들이 시국선언을 할 예정이고, 전주교구도 26일 전주 중앙성당에서 대규모 시국미사를 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1987년 6월항쟁 때도 유일하게 집단적 의사 표현을 하지 않았던 대구대교구가 1911년 출범 이후 사상 처음으로 ‘시국선언’을 한 것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반증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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