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면 반대할 이유 없지만, 법적 테두리서 불가능하다는 게 법조계 의견"
민주당이 5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녹음파일 열람과 관련해 “듣는 건 새누리당이 원하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공개 여부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통령기록물의 외부 공개는 법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개를 원한다면 새누리당이 근거를 내놓으라는 것.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당 대변인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녹음파일은 공개 방법 자체가 없다”며 “새누리당이 가능한 방식을 가져오면 검토할 수 있겠는데, 법적 테두리 안에서는 가능하지 않다는 게 법조계 관련 인사들의 의견을 청취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녹취파일을 언론에 공개하려면 내용을 재생하는 방법밖에는 없는데, 이 자체가 불법이라는 설명이다.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19조에 따르면 대통령기록물에 접근·열람했던 자는 그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 보호기간 중인 대통령지정기록물에 포함되어 있는 내용을 누설할 수 없다.
다만 홍 대변인은 “(녹취파일을) 듣고자 하더라도 의원들이 들을 때 원본파일은 잡음이 그대로 있는 파일이라 듣는데 애를 먹을 것”이라며 “듣는 건 새누리당이 원하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녹취파일 열람이 사실관계 확인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필요하면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홍 대변인은 “(민주당은) 회의록 공개를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소화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방점은 국민적 의혹 해소에 있다. 해소될 수 있다면 불필요한 부분까지 공개해 남북관계와 국익에 어려움을 자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공개 범위에 대해선 “해석 문제가 아니라 사실관계가 더 중요하다 생각한다. 해석학이 서양에서 발달한 게 성경 때문인데, 정상회담 해석 문제로 가면 주관적”이라며 “그래서 나는 이걸 해석 문제가 아닌 팩트를 가지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이어 “(사실만 판단한다면) ‘이건 이런 뉘앙스’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게 아니라 NLL(북방한계선)과 관련해 사전에 포기 의도가 있었느냐, 정상회담에서 포기 발언이 있었느냐, 사후에 포기 조치가 있었느냐, 이건 문서상으로 관련 회의 자료를 보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열람은 각 당 5명씩…언론 창구 단일화해 합의된 사항만 공개하자"
한편, 홍 대변인은 회의록을 열람하는 주체와 관련해 양 원내교섭단체의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의원 3명씩 총 10명이 참여토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운영위에서 일종의 열람소위, 또는 열람위원단을 구성해 양당 대표로 열람케 하자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는 여야 각 5인씩으로 구성된 열람위원단이 키워드 리스트를 작성해 2007년 8월 8일부터 노 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2008년 2월 24일 자정까지의 관련 자료 중 필요한 자료들을 국가기록원에 요청하고, 요청한 자료의 사본을 운영위 내 별도의 공간에 두고 열람토록 한다는 것이다.
홍 대변인은 “열람 장소는 운영위 소회의실 같은 곳에 한정해서 사본으로 보관하면서 철저하게 잠금장치 등을 해 자료유출을 방지해야 하고, 열람할 때는 국가기록원 직원이 동석한 가운데 열람소위에서 지정된 의원에 한정해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특히 홍 대변인은 “열람이 끝나면 모든 자료를 기록원에 반환해야 한다”며 “또 언론 창구를 단일화해 진행과정에 양당의 합의되지 않은 사항은 언론에 공개하지 않아야 한다. 결과를 양당이 협의하고, 필요 시 운영위 회의를 거쳐 내용을 정리하고 브리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제안한 메모 방식에 대해선 “전문을 다 복사하는 것도 메모고, 요약하는 것도 메모기 때문에 메모하는 것 자체가 적절한가 싶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