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필요성에
"잘못했으니 탄핵" "정치 안정 위해 반대"
대선주자 1위 이재명 대표엔
"거짓말하는 사람" "李 말곤 할 사람 없어"
지난 2024년은 사실상 '선거의 해'였다. 특히나 총선과 재보궐선거라는 굵직한 선거 속에서 부산은 '캐스팅 보터'로서 지대한 역할을 수행했다.
지난 4·10 총선 당시 부산은 18개 지역구 중 17곳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뒤이어 있던 부산 금정구청장 재보궐선거에서도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가 61.03%를 득표해 부산 금정구청장으로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조국혁신당과의 야권 단일화에 성공했던 김경지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8.96%를 획득했다.
그렇게 더불어민주당 170석, 국민의힘 108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등으로 개원한 22대 국회는 '여소야대'의 정국 속에서 격랑을 겪고 있다. 부산의 17석이 없었다면 개헌 저지선마저 뚫렸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던 총선인 만큼 부산의 민심이 사실상 정치사를 바꿨다 해도 무방하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다.
그런 부산 시민들에게 계엄 이후 혼란에 빠진 정치권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데일리안은 설 차례상 준비에 한창이던 28일 부산 최대 규모 종합 전통시장인 부전시장을 찾았다.
부전시장에 위치한 한 분식집에서 만난 80대 노부부는 12월 3일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당황했다"는 소회를 밝혔다. 다만 이들 모두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는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아내 A씨(여·81)는 "계엄날 너무 당황했다. 솔직히 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큰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지금 서민들이 살기가 너무 힘들다. 윗사람들은 체감이 잘 안되겠지만, 우리같이 없는 사람들은 너무 타격이 크게 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이 안 되고 어느 정도 (정치권이) 안정적으로 유지가 돼야지만 힘이 덜 들지, 탄핵이 되는 건 우리가 너무 힘이 드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A씨는 조기 대선 가능성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위를 하고 있던데, 내가 볼 때는 이재명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남편인 B씨(남·87)는 "내가 볼 땐 대통령이 계엄을 잘했다고 본다 "며 "국회법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 만들어졌다. 자기들이 원할 때는 특검을 하고 자신들을 수사하려고 하면 무조건 탄핵하고 이게 맞나. 그래서 나는 솔직히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B씨는 "나는 탄핵이고 뭐고 잘 모르겠지만 아직 대통령인 사람을 구속한다는 게 말이 되나. 그리고 법관들도 너무 정치적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대권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는 "법도 없는 사람이다.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해운대구에 거주한다고 밝힌 C씨(남·40대)는 "계엄은 잘못했다고 본다.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 돼야지 않겠나"라고 했다.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해 "뽑을 사람이 너무 없는 것 같다. 아직 판단을 유보 중"이라고 밝혔다.
당감동에 거주하는 D씨(남·40대)는 "요즘 세상에 비상계엄이 말이 되느냐.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당하여야 마땅하다. 체포나 구속도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해 "나는 저번 대선 때부터 이럴 줄 알았다"며 "윤석열보다 그래도 이재명 대표가 나을 거라고 본다"고 이 대표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20·30대 남녀의 시선은 엇갈렸다. E씨(남·30대 초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끝까지 지켜볼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예단하기 이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지지하는 후보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관심이 없는 편이지만 이재명 대표는 거짓말을 많이 하는 분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F씨(여·30대)는 "계엄날 출근해야 하는 건가 이런 고민도 했을 정도로 너무 갑작스러웠다"라며 "비상계엄은 말도 안 되는 계엄이었다고 생각한다. 잘못을 했으니 탄핵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기 대선시 지지하는 후보를 묻는 질문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말고는 할 사람이 없지 않은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