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국회 떠나며 지지자들에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조기 대선 준비할 듯…사퇴 후 친한계 만찬도
'재개 가능할까' 의견 '분분'…지지율 확보 등 관건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취임 146일만에 끝내 사퇴했다. 5개월여만에 사퇴한 한 전 대표의 리더십을 두고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당대표직을 내려놓은 한 전 대표가 향후 차기 대선주자로서 다시 재기할 수 있을 지를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고위원 사퇴로 최고위원회가 붕괴돼 더 이상 당대표의 정상적 임무수행이 어려워졌다"며 "국민의힘 당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앞서 장동혁·인요한·김재원·김민전·진종오 최고위원 등이 사퇴하면서 한 대표 체제는 붕괴됐다.
한 전 대표는 "비상계엄 사태로 고통받으신 모든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선진국 대한민국에 계엄이라니 얼마나 분노하시고 실망하셨느냐. 탄핵으로 마음 아픈 우리 지지자 분들께 많이 죄송하다"고 연신 고개 숙였다.
그는 "그런 마음을 생각하면서 탄핵이 아닌 이 나라에 더 나은 길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라며 "모든 일은 내가 부족한 탓이다.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한 전 대표는 "우리 국민의힘은 12월 3일 밤 당대표와 의원들이 국민과 함께 제일 먼저 앞장서서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불법 계엄을 막아냈다.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켰다"며 "나는 그것이 진짜 보수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사랑하는 국민의힘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제(14일)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로부터 격앙된 사퇴 요구를 받고 나올 때 어느 젊은 기자 한 분이 '탄핵 찬성을 후회하느냐'라고 물었다"라며 "마음 아프신 우리 지지자분들 생각하면 참 고통스럽지만 여전히 후회하지 않는다. 어떤 일이 있어도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을 배신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국회를 떠나면서, 배웅하기 위해 모인 자신의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한 대표는 "나를 지키려 하지 마시라. 내가 여러분을 지키겠다"며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이는 한 전 대표가 정치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한 전 대표는 휴식기를 가진 뒤 대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표는 이날 사퇴 이후에도 친한계 인사들과 서울 모처에서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조기 대선 논의에 착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전 대표 측근은 이날 데일리안에 차기 대선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한동안은 좀 쉴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 확실한 건 '우리 팀(Team)'은 부서지지 않을 것이다.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한 전 대표의 지난 5개월여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탓이다.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가 탄핵 표결 과정에서 당내 의원 다수와 골수 지지층의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데일리안에 "한 대표가 서 있을 자리는 서서히 작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한 대표가 변화를 꾀하는 과정에서 너무 우리 당의 과거나 전통, 지지층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의 지지율도 관건이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9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만약 내일이 대선 투표일이라면 다음 중 누구에게 투표하시겠느냐'고 물은 결과 응답자의 49.0%가 이재명 대표를, 9.1%는 한동훈 대표를 꼽았다. 한 전 대표는 여권 대권주자 중 선두였지만, 지지율은 한 자릿대로 낮아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다만 향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될 경우,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과정에서 일관된 행보와 주장을 보여온 한 대표가 다시 힘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를 지지하는 팬덤들이 여전히 견고한 측면도 있는 만큼 다시 힘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