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도선사 배순태 선장 유품
국립인천해양박물관(관장 우동식, 이하 박물관)은 12월 ‘이달의 해양유물’로 ‘동해호 게양 태극기’를 선정했다.
대한민국 첫 도선사이자 해방 이후 해기사로 활약한 고(故) 배순태 선장 유족은 고인의 유품 171건 195점을 지난 10월 국립인천해양박물관에 기증했다.
기증 유물 가운데 동해호 게양 태극기는 고인이 생전에 특히 아끼던 것이라고 한다. 배 선장이 1953년 동해호 선장으로 임명된 후 미국에 처음 입항할 당시 훼손된 기존 태극기를 대체하기 위해 현지 업체에서 급히 제작한 것이다.
배 선장은 새 태극기를 동해호에 게양하고 자랑스럽게 입항했으나 태극기 괘 일부에 오류가 있었음을 뒤늦게 알게 됐다. 하지만 그는 이 태극기를 동해호와 함께 세계를 누빈 기념물로 간직하며 보관했다.
동해호는 1942년 미국 오리건 조선소에서 건조한 리버티급 수송선이다. 1953년 대한해운공사가 인수해 대한민국 원양 해운 개척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배 선장은 동해호를 이끌며 대한민국 국적선으로는 최초로 세계 일주를 이뤘다. 그는 1958년 국내에서 처음 시행한 도선사 시험을 통과해 대한민국 1호 공인 도선사가 됐다.
박물관은 오는 11일 개관식을 하고 12일부터 관람객 입장이 가능하다. 동해호 게양 태극기를 비롯한 배순태 선장 기증 유물은 전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박물관은 수도권 유일 해양박물관으로서 해양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고자 해양 관련 역사, 문화, 산업 등의 유물을 수집하고 기증받고 있다.
기증을 원하는 개인이나 기관 또는 단체는 국립인천해양박물관으로 전화하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문의하면 된다.
우동식 국립인천해양박물관장은 “배순태 선장이 간직한 동해호 게양 태극기는 해양 유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문화유산 전승을 위한 기증자의 숭고한 마음이 담긴 의미 있는 유물”이라며 “개관 이후에도 꾸준 한 기증 운동을 통해 국민 여러분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박물관이 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