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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법리스크' 여전한 상황서도 광폭행보…시선 돌리기?


입력 2024.11.28 00:20 수정 2024.11.28 06:17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위증교사 혐의 1심 무죄' 한숨 돌리자

곳곳서 "국가비전" "국가경영" 외쳐

한동훈 대표 향해서도 "재판보다

민생에 신경써라" 시선 전환 도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성동구 금호고등학교에서 열린 '고교 무상교육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법리스크로 홍역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운신 폭에는 제약을 받지 않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표는 앞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앞으로도재판들을 줄줄이 남겨 놓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와 무관하게 '수권 능력'을 과시하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면서, 사법리스크가 아닌 민생 이슈로 '시선 전환'을 도모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중 일부였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무죄' 직후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기소를 '정적 제거'라 규정하며, 역으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의지부터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표의 잇단 민생 행보들 역시 정부의 실책을 지적하는 것을 통해 반사이익들을 얻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소재 고등학교에서 열린 무상교육 현장 간담회에 참석했고, 오후에는 기후변화·AI(인공지능)을 주제로 다루는 당 미래 거버넌스 위원회 출범식을 찾았다.


특히 이 대표는 직접 위원장을 맡은 당 미래 거버넌스 위원회 출범식에서 '국가 미래 비전'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미래 비전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며 "파탄난 민생 위기 극복은 물론이고, 무너진 국가 비전을 바로 세워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확실하게 준비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위원회 부위원장은 세계보건기구(WHO) 과학부 표준국장을 지낸 김록호 박사가 맡았다.


이 대표는 무상교육과 관련한 간담회에서는 "초부자 감세를 통해 국가 재정이 열악해지니 온갖 영역에서 예산 삭감이 이뤄지고 있다"며 "서민지원예산도 예산이지만, 교육지원예산도 대규모 삭감하는 것 자체가 참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어 "국가 경영이 원칙을 잃어버린, 정도를 잃어버린 그런 상황이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고교 무상교육 예산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중앙정부가 일부 부담하는 것으로 특례 규정이 마련된 바 있다. 이 규정은 올해 말로 일몰된다. 이에 따라 내년도 중앙정부 부담분이 사라지고, 내년도 재원의 경우 전액 지방재정교부금으로 충당된다.


이 대표는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재판이 있던 이튿날인 지난 26일에는 당 민생연석회의 출범식에 참석해 민생 경제 현안과 관련한 의제를 점검하기도 했다.


또한 이 대표는 위증교사 1심 무죄 판결 당일 국회에 복귀해 기자들을 만나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내가 받고 있는) 재판보다 민생에 신경을 쓰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위증교사 혐의 무죄 판결에 대해 한 대표가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힌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하지만 아직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대북송금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재판 1심을 앞두고 있고, 지난 15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의 경우 이 대표와 검찰 모두 항소하면서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 대표가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은 즉각 항소를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 등 경제 현안에 대한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이 대표는 28일 오전 9시 한국 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다.


재계에서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등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 추진과 관련에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우량주인 줄 알고 샀는데 이런 여러 가지 기술 발휘(합병과 물적 분할 등)를 통해서 갑자기 우량주가 불량주로 전락하니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가 생길 수가 있겠느냐"는 입장을 보이며 상법 개정 의지를 꺾지 않는 중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제안한 상법 개정 추진 관련해 재계와 공개토론도 개최할 예정이다.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취재진을 만나 "대한상공회의소, 경영자총협회, 한국경제인협회 등의 (토론) 참여를 독려하며 협의하는 중"이라며 "상법 개정안 공개 토론회에 사장단도 참여할 수 있도록 계속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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