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대한축구협회 특정감사 최종 결과 발표
회장 등 관련자에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 요구
강제성 없어 실효성 의문이나 정 회장에 대한 압박 계속될 듯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4선 도전을 앞두고 있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다시 한 번 압박했다.
문체부는 5일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특정감사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에 대한 감독부처로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정 불공정 논란과 관련해 그간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7월 29일부터 축구협회의 클린스만,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이하 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차입금 실행과 보조금 집행, 비상근 임원 급여성 자문료 지급, 지도자 자격 관리, 기타 운영 관련 사항에 대해 감사를 진행했다.
그중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클린스만,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해서는 축구협회가 관련 규정과 절차를 위반한 사항을 확인하고 지난 10월 2일, 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중간발표서 홍명보 감독은 물론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에 대한 선임과정이 모두 규정과 절차 위반이었다고 결론을 내린 문체부는 최종 결과 발표를 통해 총 27건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 문체부는 정몽규 회장에게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부적정 등 기관 운영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회장 등 관련자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4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정몽규 회장의 연임 행보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그간 정 회장은 4선 도전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밝혀 왔다. 지난달 24일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 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도 관련 질문에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판단하겠다”고만 답했다.
하지만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선 도전과 관련해선 ‘불가’ 방침이다.
유 장관은 “강제로 회장을 바꾸라고 할 수는 없다. 축구협회 내에서 자율적으로 정리해야 한다”면서도 “이후에도 저희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끊임없이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축구협회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문체부의 요구가 잘 이행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강제성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징계를 해야 하는 축구협회 내 공정위원회가 문체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정 회장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에 문체부는 “징계를 권고하는 게 아니라 요구하는 것”이라며 “규정상 문체부는 징계를 요구할 권한이 있고, 그에 대한 판단은 축구협회 공정위가 내리도록 돼 있다. 협회가 국민 눈높이·여론에 맞춰 바람직한 판단을 할 거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문체부 차원에서 축구협회가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정상적인 조직으로 거듭날 때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다 활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계속되는 압박 속에서 과연 정몽규 회장이 기어코 4선 연임에 도전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