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도 반대하면 속셈 드러날 외통수...
尹心 3인의 홍위병 협공 부른 채 특검 승부 카드
쉬운 득표 대신 민심 따르는 어렵고 위험한 길
윤석열의 살길, 끝까지 중립 유지하는 것
‘죽기 딱 좋은’ 자리에 도전하는 한동훈이 ‘죽기 딱 좋은’ 채 상병 특검 승부수를 던졌다.
쉬운 득표 길 대신 하나를 잃고 둘을 얻으려는, 어렵고 위험한 도박이다. 그렇지 않아도 그의 출마를 잔뜩 경계하는 대통령 윤석열과 대통령실에 미사일 한 발을 쏘아 올렸다.
이 공약은 민주당도 흔들게 될 것이다. 대통령실, 3인 주자, 민주당이 모두 한 방 먹게 된 절묘한 카드다. 민주당 입맛에 맞는 특별검사 대신 대법원장 지명 특검을 민주당이 반대한다면 그들 속이 빤히 보이게 되기 때문이다.
한동훈 여론조사 지지율 50~60%를 당원 투표 반영률 80%에 단순 대입하면 40~48%다. 강성 당원들 이탈로 이 수치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20%를 반영하는 일반 국민들 지지는 약간 오를 수도 있다. 역선택 등에 의해 한동훈에 과히 호의적이지 않던 당외 표심이 조금이나마 그에게로 옮겨 올 것이기 때문이다.
한동훈 지지 당원들은 절대다수가 尹에 실망하고 韓으로 지지를 바꾸고 있는 경우다. 이들은 윤석열에 대한 지지와 기대를 완전히 접은 건 아니다.
윤석열의 고집불통과 대인배인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소인배라는, 특히 한동훈에 대한 그의 감정 표출에 “저 사람이 보기와 달리 왜 저러나?” 하며 혀를 차고 있을 뿐이다. 그 허탈해진 마음을 韓으로 채우고 있다.
한동훈은 이런 팬들의 성원에 당 대표 출마로 답했다. 물론 본인 욕심과 야망이 더 컸을 것이다. 그러나 권력은 의지가 있는 사람이 획득하게 된다는 건 만고의 진리요 상식이다.
가만히 누워서 감이 입속으로 떨어지기를 바라거나 해외로 나가 공부하는 척하며 때를 기다리라고 하는 건 삼국지 소설 같은, 공허한 조언에 불과하다. 사실은 조언이 아니고 안 되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거나 근엄 떠는 양비론이다.
그는 이날도 총선 패배의 책임이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다고 했다. 윤석열 책임론(여론은 대략 70~80%)은 전혀 입 밖에 내지 않는다. 적절한 태도다.
책임이 제일 크다는 사람이 왜 선거 끝나고 석 달도 안 돼 물러난 자리를 또 차지하겠다고 나온다는 것인가? 한동훈은 이 답을 위해 채상병 특검보다 더 고심했을 것이다.
필자가 그를 신선하게 보는 건 이런 어려운 질문에 대한 정공법 자세다. 여의도식 말 돌리기가 아니다. 당 대표가 다시 돼 ‘보수 정당을 재건하고, 건강하고 수평적인 당정 관계를 이루는’ 일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조용히 있다가 채찍을 맞고 갑자기 달리는 듯한 말 모양새의 원희룡, 나경원, 윤상현 3인의 경선 출마가 尹心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은 천하가 다 안다. 윤석열의 마음 씀이 이렇게 백일하에 드러나 있다.
그는 그래도 바뀌지 않는다. 정치하고는 담을 쌓은 것 같다. 정무 감각 같은 건 개나 줘 버리고 내 생각이 절대로 옳으니 전부 나를 따르라는 태도다.
한동훈이 이런 대통령에게 부인 특검은 일단 반대하면서(그래도 특별감찰관과 제2부속실 문제는 3인과 달리 소신 있게 얘기했다) 제3자(대법원장) 추천에 의한 채 상병 특검을 여당이 발의하도록 하겠다고 하자 3인이 벌떼처럼 ‘윤심으로’ 대적했다.
채상병 사건은 대통령이 불의의 사고 책임을 사단장에게 물으면 안 된다는 군 통수권자의 통치 행위로서 여러 번의 전화로 개입한 게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의 실체다. 약 70%(국힘-보수층도 45% 안팎) 특검 찬성 민심 역시 있는 그대로 밝혀내고 이제 그만 끝내자는 것이다.
특검이 중립적으로 재수사하기만 한다면 더 나올 것도, 따라서 대통령을 탄핵할 만한 꼬투리가 밝혀질 게 전혀 없다. 홍위병 역할을 자임한 윤심 3인은 오직 대통령 과잉보호를 위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한동훈을 협공해 물어뜯고 있다.
윤석열이 살길은, 이들 세 사람 중에 2등이 결선에 올라가면 그를 김기현처럼 밀어 또 똘마니 대표 만들 생각일랑 아예 말고 끝까지 중립을 지키는 것이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