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을 양 후보, 22대 총선 후보 등록 완료
'정권심판론' 꺼낸 高 "어깨와 마음이 무겁다"
'민주당심판론' 맞선 吳 "유권자 판단 믿는다"
4·10 총선에서 서울 판세 바로미터로 불리는 광진구을에 출마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신환 국민의힘 후보가 21일 공식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고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국정운영을 꼬집으며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고, 오 후보는 36년간 지역을 점령한 '민주당 심판론'을 꺼내들며 맞불을 놨다.
고민정·오신환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위치한 광진구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1시간 간격을 두고 광진을 후보 등록을 완료했다. 광진을은 이번 총선에서 서울 전체 판세를 판가름할 한강벨트의 출발지다.
후보 등록을 먼저 마친 건 고 후보였다. 그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위치한 광진구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후보 등록을 완료했다. 오 후보는 그보다 한 시간 뒤인 오전 10시 30분께 같은 장소에서 후보 등록을 마무리했다.
두 후보는 착장부터 확연히 달랐다. 고 후보는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 선거운동복인 점퍼를 입고, 목발을 짚지 않은 한 쪽 발에도 파란색 운동화를 신고 선관위 사무실에 들어왔다. 오 후보는 국민의힘의 상징색인 빨간색 운동화와 빨간 점퍼를 입고 선관위를 찾았다.
접전이 예고되는 지역구인 만큼 광진을의 두 후보는 후보 등록 당일부터 본선 대비 체제에 돌입했다. 고 후보는 등록을 완료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경제도 안 좋고, (윤석열) 대통령과 현 정부의 문제를 지적 하는 국민도 많은 상황에서, 국가를 더 무너뜨리지 않게 하기 위한 일원을 뽑는 자리여서 훨씬 어깨와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를 '윤 정권 심판'으로 본 것이다.
아울러 이번 총선에서 광진을을 놓고 경쟁을 펼치게 된 오 후보를 겨냥해선 "총선은 입법부의 일원을 뽑는 선거인만큼 (여러 이슈에 답을 내놔야 하는데) 경제를 어떻게 일으켜 세울 것인지, 현재 대통령을 향해 일고 있는 비판 여론에 대해 오 후보 입으로 단 한 번도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오 후보는 광진을을 36년간 독점해온 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광진을은 선거구가 분리되기 전인 1988년부터 지난 2020년까지 36년 동안 민주당 소속(계열) 의원들만을 배출해낸 지역구다.
오 후보는 "광진구는 1994년까지는 성동구와 한몸이었는데 1995년 분구 이후 30년 동안 타 지역에 비해 굉장히 정체되고 뒤처졌단 생각들을 갖고 계신 주민들이 많다"며 "그 발전과 변화에 대한 큰 욕구가 이번 선거에서 분출되면 과거 36년 동안 이 지역을 방치시켜둔 민주당을 향한 심판으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36년간의 민주당 1당 독주를 끝내고, 광진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겠다"고 피력했다.
향후 선거 판세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낙관론을 경계했다. 광진을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 청와대 대변인 출신 고 후보와 서울시장 출신 오세훈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가 맞붙었던 곳으로 당시 고 후보가 오 후보에게 2746표(2.55%p) 차이로 신승을 거뒀다. 하지만 2022년 대통령선거·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광진구 주민들은 국민의힘에 더 많은 표를 줬던 만큼 유권자 성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지역구다.
실제로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승부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한국갤럽이 뉴스1의 의뢰로 지난 8~9일 광진을 유권자를 대상으로 100%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내일이 국회의원 선거일이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를 물어본 결과 고 후보는 44%, 오 후보는 37%를 기록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95% 신뢰수준에 ±4.4%p)인 7%p였다.
또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10일 100% 무선전화면접으로 광진을 후보 간 가상대결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고 후보(40%)와 오 후보(33%) 간 격차는 7%p로 역시 오차범위 내(95% 신뢰수준에서 ±4.4%p)였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고 후보는 "한강벨트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고, 실제로 지난 대선과 지선에서도 우리 민주당이 졌던 적이 있기 때문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끝까지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난다는 심정으로 선거 운동을 해나가야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오 후보 역시 "흔히 한강벨트라고 얘기하는 광진을 선거는 이번 22대 총선 선거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선거 전체뿐 아니라 광진을 지역의 입장에선 향후 미래 10년을 앞당기느냐 아니면 또 10년 뒤로 후퇴하느냐가 결정되는 만큼 매우 중요한 선거인만큼 유권자들이 판단을 믿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