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분양 주장…호실 속이고 설계변경·허가도 받지 않아
13년째 준공을 내지 못하고 멈춰있는 인천 남동구 논현역 인근 신축 상가 수분양자들이 사기 분양이라며 집단 반발에 나섰다. 분양 당시 시행사가 홍보했던 건물은 존재하지도 않은 호실을 실제로 있는 것처럼 속여 분양했다는 주장이다.
세일프라자 불법 분양피해자 협의회는 25일 인천시청과 논현동 신축 상가 현장에서 집회를 갖고 "신탁사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은 분양호실도 없는 건물을 불법 분양하도록 묵인한 ㈜하나자산신탁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촉구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논현동 649-2번지에 신축 중인 이 건물은 지난 2007년 남동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고 2010년 1월 연 면적 2만6515㎡, 지하 4층 지상 12층 규모의 상가를 착공했다.
공사 중 같은 해 8월 시공사 부도로 지하 터파기 공사가 중단된 이후 2014년 3월부터 공사를 재기, 대부분 공사를 마친 상태이나 당시 시공사의 고액 공사비 횡령(100억원 내외로 추정)으로 준공을 내지 못하고 공사는 또 중단됐다.
공사 중단 후 지난 2010년 시행사 측은 이곳에 종합 게임전문 건물로 활성화하겠다며 '게임몰' 홍보관을 갖추고 대대적인 분양을 시작했고 분양금은 ㈜하나자산신탁(당시 다올신탁)사에 입금토록 요구했다.
당시 수분양자 78명은 시행사 측의 말만 믿고 약 35억원에 달하는 분양 계약금을 내고 정식 분양 계약을 체결했으나 지금껏 이 건물은 관할구청에 설계변경 및 허가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12월 공사 현장에는 시공과 관련된 건설사들이 현장을 점유하고 있어 마무리 공사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협의회는 "최근 이러한 사실을 국토교통부 건설현장비리 신속 대응팀에 신고했다“며 ”국토부는 업무방해가 인정돼 관할 경찰서에 고소할 것을 권유, 고소를 취한 상태나 관할 경찰서가 늦장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3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점유방해가처분을 받아 합법적으로 점유하고 있다"며 "잔여 공사를 조속히 마무리하려 하고 있으나 현재 신탁사의 제지로 이도저도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일프라자 불법 분양피해자 협의회는 "자신의 소중한 재산을 사기분양으로 날리고 13년이란 긴 시간을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며 "하루속히 사기분양 피해자들이 이러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