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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혈주의는 옛말’ 유통가 총수들, 우수 인재 확보 총력전


입력 2022.01.24 06:47 수정 2022.01.21 16:44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직급 폐지‧간소화 등 인사정책 개선으로 동기 부여

경쟁사 등 외부 영입에도 적극적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신세계그룹, 롯데그룹

2022년 새해를 맞아 국내 대표 유통기업 총수들이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잇따라 강조하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면서 그간 업계의 관행으로 여겨졌던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성과 중심의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20일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을 주재하고, 인재 육성과 조직문화 혁신을 주문했다.


특히 이번 VCM은 경기도 오산 롯데인재개발원 재개장을 기념해 서울 롯데지주 본사가 아닌 오산에서 진행됐다.


신 회장은 코로나19로 그룹의 한축인 유통 사업이 부진을 겪으면서 그간 우수 인재 양성과 조직문화 개선을 강력하게 추진해왔다.


이날 회의에서 신 회장은 “역량 있는 회사,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를 만드는 데에는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핵심”이라며 “인재 육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투자, 사회적으로 선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최근 능력과 성과에 따라 승진을 앞당길 수 있도록 인사제도를 개편하는 동시에 그룹 내 직원들이 자유롭게 다른 계열사로 이동할 수 있도록 인커리어(In Career) 제도도 도입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부장과 차장 직급을 하나로 통합, 수석의 경우 5년 차부터 임원 승진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직급을 간소화 했다. 기존 롯데의 직원 직급 체계는 사원(A), 대리(SA), 책임(M), 수석(S2·S1) 등으로 구성됐다.

이에 앞서 2020년에는 '상무보A'와 '상무보B'를 '상무보'로 통합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줄이거나 폐지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 채널인 롯데온에는 기존 직급 대신 8단계 등급의 '커리어 레벨제'(Career Level)를 도입했다.


기존 담당, 대리, 책임, 수석 등 수직적인 직급 대신 팀장과 팀원 등 직책만 남은 수평적인 체계로 운영된다. 대신 직원 개개인에게는 성장 지표 등급인 레벨을 부여해 성장에 대한 동기를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존 직급 체계에서는 신입사원이 수석까지 승진하려면 약 13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레벨제에서는 최고 레벨인 8단계까지 빠르면 7년 안에 올라갈 수 있다.


기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체질개선을 추진하면서 온라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우수 인재 유출을 막고 이들의 성장 동기를 부여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작년 그룹 임원인사에서는 유통사업 대표에 외부 출신인 김상현 대표를 선임하고 백화점에는 경쟁사인 신세계 출신인 정준호 대표를 앉혔다. 그간 백화점 대표는 롯데 출신이 계속해서 맡아왔다.


CJ 이재현 회장이 작년 11월3일 사내방송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2023 중기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CJ그룹

CJ그룹은 작년 말 상무부터 사장까지 6단계로 나눈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했다. 성과 중심의 조직 개편을 통해 능력 있는 젊은 인재를 적극 육성하겠다는 이재현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작년 11월 그룹 중장기 비전 발표에서 최고 인재 확보를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이 회장은 CJ의 현재를 ‘성장 정체’로 규정하면서 인재를 키우고 새롭게 도전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해 미래 대비에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이 회장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인재”라며 “인재들이 오고 싶어 하고, 일하고 싶어 하고, 같이 성장하는 CJ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거점오피스, 재택근무제를 그룹 전반으로 확대하고, 근무시간도 단순한 유연근무를 넘어 ‘일 또는 주 단위의 최소 근무시간’ 원칙만 지키면 요일별 근무시간을 직원 각자가 설계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주요 계열사인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은 이달 들어 직급제를 폐지했다.


기존 직급·승진·정형화된 팀 운영 중심 문화에서 직무·역할·프로젝트 기반 유연한 조직 운영으로 전환해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역량을 갖춘 인재라면 누구라도 10년 이내 스타 크리에이터나 경영 리더(임원) 등으로 성장 가능해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내부의 훌륭한 인재를 육성하는 동시에 우리에게 없는 장점을 가진 외부 인재와 그들의 문화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다양성을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작년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외부 출신 인사를 대거 영입했다. 2019년 외부 출신인 강희석 대표를 이마트 수장으로 선임한데 이어 작년에는 신세계까사 대표를 비롯해 백화점과 이마트 등 10여명의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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