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소시엄 균열, 취약한 지배구조, 주가부양 논란 등 잡음 계속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자동차 인수와 관련해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쌍용차 인수를 상장사 에디슨EV 주가부양에 활용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부터, 쌍용차 경영권 간섭 논란, 투자자 이탈 논란 등 논란이 이어지며 새 주인을 찾고 법정관리를 졸업해 경영정상화를 이루겠다는 쌍용차의 청사진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오는 10일로 예정된 본계약 체결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이후 이어질 관계인집회에서 채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키스톤PE 컨소시엄 이탈…에디슨 "KCGI가 대신 투자"
5일 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와 관련해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인수자금 조달이다. 가뜩이나 조달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마당에 컨소시엄 내 FI(재무적 투자자) 중 하나인 키스톤PE가 전열에서 이탈했다.
당초 컨소시엄은 에디슨모터스와 에디슨EV 등 SI(전략적 투자자) 2곳과 키스톤PE, KCGI 등 FI 2곳을 포함, 총 4곳으로 구성됐다.
이들 중 키스톤PE는 쌍용차 인수대금 3048억원 중 1050억원을 댈 예정이었으나 최근 투자 결정을 철회했다. 본계약이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자금의 3분의 1이 구멍이 난 것이다.
이에 대해 에디슨모터스는 “KCGI가 키스톤PE를 대신해 투자할 것을 협의 중이며 기타 대안도 마련 중”이라며 10일 본계약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외 투자자가 빈 자리를 메우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장 시간이 촉박하다. 여기에 쌍용차 인수 이후 운영자금 확보에도 구멍이 생긴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인수대금 3048억 납입 외에도 인수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컨소시엄 자체적으로 4900억~5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쌍용차 평택공장을 담보로 한 대출이나 부지개발 등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7000~8000억원은 이와는 별개의 자금이다.
키스톤PE가 이탈하면서 인수대금 뿐 아니라 운영자금 투자에 참여할 새로운 투자자까지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대안 투자자를 찾는다 해도 문제는 남아있다. 컨소시엄 내부 균열에 따른 신뢰성 하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가 이탈했다는 건, 결국 컨소시엄을 이끄는 전략적 투자자가 인수 이후 지분가치를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약해졌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면서 “이는 향후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에 대한 채권단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40억으로 쌍용차 인수자금 1조6000억 마련하는 '마법'
쌍용차 인수 자금마련과 관련해 더 큰 문제는 키스톤PE의 이탈보다 자금 흐름의 취약성이다. 사실 소규모 중소기업인 에디슨모터스와 에너지솔루션즈를 가지고 상장사인 쎄미시스코(현 에디슨EV)를 인수한 뒤 이 회사의 자금을 활용해 쌍용차까지 인수하는 구조 자체가 많은 불안감을 안고 있다.
강영권 회장이 최대주주인 에너지솔루션즈가 지난해 6월 에디슨EV를 인수하는 데 쓴 돈은 140억원이었으며, 그 중 외부에서 빌린 100억원을 제외하면 40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에디슨EV는 에너지솔루션즈의 또 다른 자회사인 에디슨모터스의 신주 83만주를 500억원에 사들였다. 강 회장을 정점으로 에너지솔루션즈-에디슨모터스로 연결된 지분 구조를 감안하면 강 회장은 40억원을 투자해 에디슨EV를 인수한 뒤 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이에 에디슨모터스 측은 “애초에 쌍용차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투자유치를 위해 에디슨EV에 대한 투자금을 조달했고, 현재 800억원이 납입됐다”면서 “이 투자금은 에디슨모터스에 대한 투자와 쌍용차 인수자금의 목적에 한해 사용하도록 한정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설명은 강 회장이 ‘40억을 넣고 500억을 빼갔다’는 의혹에 대한 해명은 될 수 있다. 하지만 쌍용차 인수를 위한 자금흐름의 취약성을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내용이기도 하다.
쌍용차에 투자하는 주체는 에디슨모터스와 에디슨EV고, 그나마도 에디슨모터스의 투자액 일부는 에디슨EV로부터 유입됐다. 결국 1조6000억원이 소요되는 쌍용차 인수에 강 회장(에너지솔루션즈)이 투입한 돈은 40억원에 불과한 셈이다.
◆에디슨EV 주가 부양이 목적이었다?
강영권 회장은 오는 10일 본계약 체결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이번 쌍용차 인수전 참여 목적이 상장사인 에디슨EV의 주가부양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실제 에디슨EV는 2017년 11월 코스닥에 상장(당시 쎄미시스코)한 이후 줄곧 주가가 1000원대에 머물렀지만, 관계사인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지난해 6월 중순 1만원까지 10배가량 뛰었다.
이후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에디슨EV 무상증자 권리락 등을 거치며 한때 8만원 이상까지 급등했었다.
그 과정에서 에디슨EV 인수에 참여했던 투자조합들이 지분을 모두 정리하며 막대한 투자 차익을 챙겼다는 이른바 ‘먹튀’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에디슨모터스 측은 “투자조합들은 옛 최대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 지분 212만9957주를 인수한 후 일부는 보유 중이거나 각 투자조합의 조합원들에게 분배했다”면서 “각 조합원들이 이를 보유 중인지 처분 중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주주인 에너지솔루션즈의 지분은 1년간 보호예수 돼 있어 강 회장이 직접적으로 투자 차익을 챙길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 의혹은 쌍용차 인수 본계약 체결 및 인수대금 납부까지 마무리된 이후에야 해소될 전망이다.
에디슨모터스는 “본계약 후 관계인 집회 5영업일 전 인수대금 완납이 우선협상대상자의 본거래 종결 의무”라며 “인수 후 추가 자금조달에 대해 유상증자, 회사채발행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