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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호출 이어 가맹 독점 나선 카카오…내부 분란 키웠다


입력 2021.10.01 06:00 수정 2021.09.30 18:35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카카오T 콜 독점한 뒤 가맹 택시 시장도 장악

타 가맹 택시 사업자 카카오 콜 배제하며 후발 주자 배제

카카오T블루 둘러싸고 택시업계 갈등 격화…"독과점 폐해 막아야"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호출 중개 서비스 '카카오T' 이미지.ⓒ데일리안 최은수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호출 중개 시장을 독점한 것을 앞세워 가맹 택시 브랜드 ‘카카오T 블루’ 점유율을 높이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에 카카오T블루 사업자들과 이에 속하지 않은 비가맹 사업자들 간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택시 업계 내부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1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중순 경상남도 김해시에 자사 가맹 택시 카카오T블루를 신규 오픈하며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경남은 카카오T블루의 대수가 가장 적은 지역이다.


최근 경남에서 경남도택시운송사업조합 등 4개 조합이 카카오T블루에 저항하기 위해 지역택시 호출 플랫폼 ‘리본택시’를 출범해 정식 운영에 들어갔지만, 가입 택시 규모가 1000여 대 수준에 그쳐 카카오 진출에 대한 경계가 커지고 있다.


또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는 저렴한 호출료를 앞세운 우티(UT)·타다 등 다른 가맹 택시를 카카오T 일반 호출 서비스에서 배제해 신규 사업자 성장을 막고 있다. 카카오T블루에 콜을 몰아준다는 의혹을 받아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이같은 행보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플랫폼으로 택시 호출 중개 시장을 독점한 데 이어 가맹 택시 시장도 장악력을 넓히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9년 가맹 택시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는 법인 택시를 먼저 인수했고 이후 개인 사업자로도 영역을 확대해왔다.


카카오T블루는 사납금 제도를 없애고 전액관리제(여객법)를 도입하면서 택시기사들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 됐다. 또 택시 호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카카오T 콜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와 카카오 모빌리티로부터 받은 ‘최근 3년간 가맹(브랜드) 택시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 가맹택시 2만 9820대(대구, 경북 지역 제외) 중 78.0%인 2만 3271대가 카카오 블루인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가맹 택시 사업은 카카모빌리티의 가장 큰 수익원이자 성장동력이다. 가맹 택시를 시작한 뒤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은 2019년 1049억원, 2020년 2801억원 등으로 급증했다.


 카카오T블루vs비가맹 갈등 격화…"카카오 가맹 택시 독과점 폐해 커질 것"
카카오T블루 대수 현황.ⓒ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

문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시장 영향력이 커질 수록, 택시 업계 내에서 카카오T블루 종사자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비가맹 사업자들과 카카오에 소속된 가맹 사업자들과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콜을 쓰는 우티, 타다 등 가맹 택시 사업자를 배제하기 위해, 직접 택시 기사들이 신고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면서 이같은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를 두고 카카오모빌리티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한 택시 업계 관계자는 “택시 시장 파이는 한정돼 있는데 카카오T블루가 늘어날수록 비가맹 사업자들은 콜은 줄어들게 되니 사납금 채우기도 힘들어 결국 조바심이 들며 카카오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며“하지만 완전히 종속되고 나면 카카오가 수수료율을 올리는 식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설 때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전국 택시4개 단체는 지난달 24일 성명을 내고 “현재 카카오는 가맹점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인 양 ‘카카오T블루 택시 가맹점의 입장’이라는 문건을 만들어 각 가맹점의 서명을 받아 택시업계를 갈라치기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택시업계가 가맹 택시 독과점 폐해를 경계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카카오가 가맹 택시 시장도 독점하고 나면 수수료율을 높이며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미 카카오T블루 사업자들 사이에선 카카오T콜이 아닌 배회영업 등 전체 매출에 대한 수수료율을 부과하고, 가맹계약과 제휴계약을 따로 맺는 계약 형태로 세금 문제가 발생하는 등 '불공정 계약' 관련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카카오T블루 수수료율은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인 KM솔루션과 맺는 가맹 계약에 의해 20%로 알려졌지만, 카카오모빌리티와 체결한 제휴계약을 통해 활동비로 수수료의 약 15%를 돌려 받아 실질적 수수료는 업계에서 5%로 간주된다.


이를 두고 카카오T블루 기사들은 향후 카카오모빌리티가 제휴계약 명목으로 지급하는 활동비를 낮춰 현행 실질 수수료율인 5%에서 얼마든지 공식 수수료인 20%까지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택시업계는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른 플랫폼 규제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달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카카오모빌리티도 표적이 될 전망이어서다.카카오모빌리티가 어떤 자구책을 마련하고 정치권이 어떤 규제 방향을 내놓을지 모빌리티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오는 8일 국토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 카카오모빌리티 사업 확장으로 인한 택시 및 대리업체와의 사회적 갈등 해결방안 질의에 답할 예정이다.서울과 부산개인택시조합 조합원도 참고인으로 참석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수료 체계 및 콜 몰아주기에 따른 피해를 증언한다.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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