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만기 연장·이자상환 종료 가닥
전문가 “연착륙 필요...한계기업 골라야”
다음달 일몰이 예정된 대출 만기 연장 이자상환 유예 지원책의 3번째 재연장이 점쳐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속 기준금리가 인상되며, 자영업자와 피해계층의 대출 이자 부담 증대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재연장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나, 부실 대출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관련 금융 지원 중 대출 만기는 연장, 이자상환 유예 조치는 종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초 금융당국은 이달 금융지원 프로그램 종료 여부를 결정하려 했으나, 델타 변이가 확산되며 피해계층이 직격탄을 입을 것을 우려해 재연장을 검토중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중소상공인의 이자 상환 등 어려움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관건은 3번째 연장에 따른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다. 관련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지난해 4월 6개월 한시적 시행을 전제로 했지만, 이미 두 차례나 연장됐다. 6월말 기준 금융지원 총 금액은 204조4000억원으로 이 중 대출 만기 연장이 192조5000억원이다. 원금 상환 유예 조치가 11조7000억원,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2032억원 수준이다. 기업 부실상황은 연체율에도 잡히지 않는다. 정부의 금융지원책으로 부실 여신이 아닌 정상여신으로 분류기 때문이다.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대를 지속 기록중이다.
전문가들은 일괄 연장보다 이자도 못갚는 한계기업을 가려내는 등 재연장 이후의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정근 한국금융 ICT융합학회장은 “일괄 연장을 한다면 대선을 겨냥한 현금살포에 지나지 않는다”며 “1년 6개월간 충분히 연장을 해온만큼, 3번째 연장 대신 이자를 갚을 능력이 있는 기업을 추려내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기업 대출 심사 체제를 갖고 있다”며 “시장에 맡기고 정말로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한정적으로 정부 재정지원을 투입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한창이기 때문에 금융지원을 더 연장할 수 있다”면서도 “이자 부실 위험 가능성을 지속 체크하고, 회복이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재창업이나 신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주는 방법도 시도할 만 하다”고 제언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현재 물가상승, 가계부채 확대 등으로 지속 금리인상의 가능성이 있어 기약없는 추가 연장은 어렵다”며 “연장 이후의 대출 부실 여파가 확산되지 않도록 단계적인 연착륙을 수립하는 타임스케줄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금융권과 추가 협의를 통해 최종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곧 있을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의 취임 이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지난 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충분히 감안한 결정을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