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윤석열 대항마'에서 '이낙연 저격수' 된 추미애


입력 2021.08.22 00:30 수정 2021.08.21 21:21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검찰개혁 무산 이낙연 책임론 주장

유튜버 블랙리스트 논란 사과 촉구

"떡볶이 먹방? 논쟁감 아냐"…이재명 감싸기

김종민 "秋, 개인적 원망 느껴져"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디지털 혁식강국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연일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검찰개혁에 의지가 없는 이 전 대표가 국민과 지지층을 속이고 있다는 게 요지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 ‘검찰개혁’ 이슈를 올려 주도권을 쥐는 한편, 이 전 대표와 2위 경쟁 구도를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추 전 장관의 주장은 이 전 대표가 대표 시절 약속했던 수사·기소 완전 분리 법안의 ‘2월 발의 6월 처리’를 지키지 않고 검찰개혁에 미온적이었다는 게 골자다. 또한 “‘당의 요구’라는 이름으로 검찰개혁에 매진하던 장관의 퇴진을 청와대에 압박하지 않았느냐”며 이 전 대표가 자신의 퇴진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추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의 항명 사태를 지켜보면서 총리로서, 당대표로서 차기 대선 지지율에 들떠 제대로 된 조치도, 제압도 하지 못하고 수수방관과 책임 회피로 일관했던 분”이라며 “태도를 바꾸기 전에 사과부터 하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었다.


앞서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4호 공약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전 대표가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를 공약으로 내겠다고 했다”며 “당대표 때 못하고 지금도 할 수 있는데 대통령이 되면 하겠다고 공약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압박했다. 이어 “실천에 대한 응답도 아니고 공약 가로채기 아니냐”며 “어이가 없다”고도 했다.


나아가 이른바 ‘유튜버 블랙리스트’ 논란을 키우며 이 전 대표를 향한 공세 수위를 더욱 높였다. 이낙연 캠프에서 작성한 유튜브 채널 성향 평가가 담긴 문건이 유출된 바 있는데, ‘친이재명’으로 분류된 6개 채널은 공동 입장문을 내고 “전형적인 블랙리스트”라고 반발한 바 있다.


추 전 장관은 “있어서는 안 될, 있을 수 없는 일을 벌인 것”이라며 “빨리 수습하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블랙리스트는 박근혜 정부에서 하나의 문화적폐로 우리 사회를 갈라치기 하고, 사회통합을 가로막고 정당한 비판과 건전한 문제 제기를 봉쇄하는 길들이기 순화정책이었다”며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당시 ‘떡볶이 먹방’을 진행해 논란이 됐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서는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추 전 장관은 “우리가 한가하게 그런 논쟁감도 안 되는 논쟁을 벌여서 국민에게 한가한듯한 인상을 주면 안 된다”며 “정신들 좀 차리라”고 했다.


이 전 대표를 대신해 방어 나선 이는 김종민 의원이다. 김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옹호하고 검찰개혁을 외쳐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수석최고위원에 당선됐던 인물이다. 그는 당 지도부가 청와대에 추 전 장관의 퇴진을 요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도 강했다고 반박한다. 오히려 추 전 장관의 돌출 행동과 발언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을 높이고, 검찰개혁 명분을 후퇴시켰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김 의원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개혁 본질과 관계없이 추 전 장관의 발언이 문제가 돼 여론이 악화됐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면서 “그렇지만 당 지도부는 끝까지 추 전 장관에게 상처가 가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했다. 또한 “지지자의 불만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당시 당과 국회 상황을 잘 아는 추 전 장관이 얘기하는 것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추 전 장관의 공세가 개인적 ‘원한’에 기반했을 가능성도 의심했다. 김 의원은 “추 전 장관이 이 전 대표에게 개인적으로 무슨 불만이나 원망이 있었는지는 모른다”면서도 “그런 뉘앙스도 느껴지지만,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것도 없고 아는 게 있다고 해도 말을 보태고 싶진 않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정계성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