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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빨리, 더 많이"…지속되는 글로벌 완성차-배터리 '합종연횡'


입력 2021.06.24 14:12 수정 2021.06.24 14:12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유럽·미국 완성차 브랜드와 배터리업체간 합작사 '봇물'

글로벌 주도권 확보 위한 합종연횡…투자·생산능력 확대

기술 우위 갖춘 K배터리 절호의 기회…"10년간 고성장"

아우디는 2026년부터는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는 신차는 순수 전기 구동 모델로만 출시할 계획이다.ⓒ아우디 코리아

탄소 배출 감축이 글로벌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내연기관차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전기차로 대신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기존 완성차업체들은 내연기관차 퇴출 시기와 전기차 출시 일정을 앞당기는 방식으로 주도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기차 전쟁'에서는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으로, 배터리 제조사와의 합작회사(JV) 설립 및 공동 기술 개발이 한층 더 확대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볼보는 최근 스웨덴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Northvolt)와 전기차용 배터리를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양사는 스웨덴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 내년부터 운영하며 2026년까지 연간 최대 50GWh(기가와트아워)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기가팩터리를 설립하기로 했다.


앞서 볼보는 2030년까지 생산하는 모든 차종을 100%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노스볼트와의 이번 협업을 통해 볼보의 전기차 기업 전환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다.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도 전기차용 고성능 배터리셀 개발에 나선다. 포르쉐는 베터리셀 전문업체 커스텀셀즈(Customcells)과의 합작회사인 '셀포스그룹(Cellforce Group)'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합작사 지분은 포르쉐 83.75%, 나머지는 커스텀셀즈가 보유한다.


해당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100MWh(메가와트아워)로, 2024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자동차 1000대분에 해당하는 소량으로, 생산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볼보자동차 순수 전기차 XC40 리차지(Recharge)ⓒ볼보자동차

유럽 완성차 브랜드에 지지 않기 위해 미국 자동차 브랜드인 GM(제너럴모터스)와 포드도 전기차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GM은 2025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 부문에 350억달러(약 39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당초 계획 보다 30% 늘어난 수치다. 배터리 합작공장도 2개 더 늘린다. 포드 역시 2024년부터 모든 차량을 순수 전기차(BEV) 또는 하이브리드(PHEV)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GM과 포드는 특히 한국 배터리 제조사와 손 잡는 방식으로 전기차 영역을 확대중이다. 앞서 포드는 SK이노베이션과,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공장 설립을 발표했다.


이들 완성차-배터리사의 '합종연횡(이해관계에 따라 뭉치고 흩어지는 것)'은 각국의 환경 규제가 자동차업체들은 전동화의 길로 내몰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강화된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내달 발표할 예정이며, 미국은 이번 여름에 자동차 연비 규제를 확정한다. 중국과 일본은 2035년 이후부터는 내연기관차를 팔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 같은 규제 강화로 완성차업체들은 내연기관차 퇴출 일정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아우디는 2026년부터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는 신차는 순수 전기 모델로만 출시할 예정이다. 또 2033년까지 내연기관 엔진 생산을 순차적으로 중단해 2050년까지 완벽한 탄소중립을 달성할 방침이다.


BMW는 2024년부터 내연기관차를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 폭스바겐그룹은 2023년부터 새로운 통합 셀(unified battery cell)을 도입해 2030년까지 자사 전기차 80%에 탑재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포르쉐AG는 21일(현지시간) 전동화 전략의 일환으로 새로운 자회사 셀포스 그룹(Cellforce Group GmbH.)에 수 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포르쉐AG R&D 부문 총괄 마이클 슈타이너, 튀빙겐 시장 보리스 팔머 (Boris Palmer), 커스텀셀 공동 대표 토르게 퇴네센(Torge Thönnessen), 바덴뷔르템베르크주 국무총리 빈프리트 크레슈만(Winfried Kretschmann), 포르쉐 AG 이사회 회장 올리버 블루메ⓒ포르쉐 코리아

완성차-배터리사간 '글로벌 동맹' 강화로 전기차 산업이 새 국면을 맞이한 상황에서 LG·삼성·SK 등 'K배터리'에게 이 시기가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완성차업체들이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선두 자리를 차지하려면 전기차 생산 규모를 늘리는 것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이 있으면서도 선진 기술을 탑재한 배터리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다만 자체 노력만으로는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엔 한계가 있기에 배터리 기술 우위를 갖춘 K배터리나 중국 CATL 등 전문 기업과의 협업을 가속화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움직임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최근 볼보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Polestar)는 SK(주)와 배터리, 반도체와 같은 관련 시스템 분야에서 협력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와의 관계가 긴밀해지면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공급 받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세계 4위 자동차 회사인 스텔란티스도 조만간 전동화(EV)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어서 배터리 조달 계획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내달 8일 '스텔란티스 EV 데이 2021'을 열고 차세대 전동화 전략에 대한 비전을 발표한다.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미국이 합작한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자동차 그룹 PSA가 합병한 회사다. 피아트·마세라티·크라이슬러·지프·푸조·시트로엥 등 14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2025년부터 신차를 전기차로만 내놓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는 만큼, 대규모 배터리 조달을 위해 K배터리와 손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SDI의 경우, 미국 진출을 통한 완성차업체와의 협업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앞서 전영현 삼성SDI 대표는 지난 9일 열린 '인터배터리2021'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진출 방식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조만간 LG와 SK처럼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협업하거나 단독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해외 진출 계획을 밝힐 것으로 본다.


유진투자증권은 "2020년 4%였던 전기차 판매 비중이 2030년엔 40%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유럽에 이어 미국까지 시장을 선점한 K배터리 업체들이 향후 10년간 고성장할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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