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자치와 분권은 이 시대의 핵심 과제"
"헌법개정 등 의견 수렴 기구 필요" 제안엔
"내란사태 집중해야 하지만…고민해 보겠다"
최근 답보 상태였던 세종으로의 행정수도 이전 목소리가 '조기 대선' 가능성이 엿보이는 정국 속에서 부쩍 힘을 받고 있다. 국회 세종의사당의 건설이 확정된 상태에서 '대통령실 완전 이전'이 대선 과정에서 의제로 급부상할 수 있어 보이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집권을 전제로 대통령실의 세종이전설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차기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잠재적 대권 경쟁자 중 한 명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회동에서도 이와 같은 의제가 다뤄졌다.
이재명 대표와 임종석 전 실장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만나 오찬을 겸한 회동을 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두 사람의 비공개 회동 종료 후 기자들을 만나 "임종석 전 실장이 지방분권과 관련해 선거 일정과 무관하게 행정수도의 완전한 이전 등을 위한 입법화가 필요하고 여기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이 필요하다, 또 부울경 메가시티 건설과 광역 교통망 건설 등에 대해서 당이 법률안과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서 이 대표는 "자치와 분권은 이 시대의 핵심적인 과제로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최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박용진 전 의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비명계 잠룡들과 잇달아 만나며 '비명계 끌어안기' 행보를 표방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를 만났던 친노·친문 적자 김경수 전 지사는 이 대표와의 회동 직후 '대통령실의 세종 이전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이었던 행정수도를 완성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연일 설파하고 있고, 이 대표와 회동을 하지 않았지만 장외에서 대외 접점을 늘려가고 있는 '원조 친노'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도 노 전 대통령의 신행정수도 공약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더해 임 전 실장도 '지방분권'을 강조한 것이다.
이외에 임 전 실장이 이 대표를 향해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상황이고 막판에 가면 선거가 빡빡하고 어려울 수 있다"고 하자, 이 대표는 여기에 대해 "공감한다, 결코 낙관할 상황이 아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임 전 실장이 "통합과 연대가 담대하게 이뤄져야 하고 헌법 개정 등 연합정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의견 수렴 기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는 것이 민주당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지금은 내란에 집중할 때이지만, 이 제안에 대해서 고민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석 전 실장도 회동 직후 기자들을 만나 "지방분권과 균형 발전은 민주당 정체성의 한 축이고, (조기 대선) 선거 일정과 무관하게, 확고하게 재정립을 해달라"며 "신뢰가 갈 만한 구체적인 정책, 법안들과 예산안까지 마련해달라 요청했다"고 밝혔다.
'대선 일정 막바지로 갈수록 빡빡할 수 있다'는 앞선 발언의 취지에 대해서는 "조기 대선이 이루어진다면 이 선거는 굉장히 어려운 선거"라며 "그렇게 지금도 생각하고 있고, 지금 시점하고 탄핵이 인용된 이후에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었을 때의 여론은 사뭇 다를 것이라고 본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