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일양약품 등 건기식 다이소 입점
저렴한 가격과 소포장 판매에 소비자 호평
불매부터 반품까지 제약사 VS 약사 대립 구도
약국 매출 중 건기식 비중 극히 적어 우려와 달라
1000~5000원까지 균일가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다이소가 건강기능식품(건기식)까지 영역을 넓히며 잡음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부 약사들의 강경 목소리를 전하며 대립 구도를 부각시키고 있지만, 정작 약사들을 대표하는 단체에서는 건기식 판매 플랫폼 확장에 반대한 적 없다며 직종 이기주의로 몰리는 상황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 24일 자사의 건기식 브랜드 ‘닥터베어’가 전국 다이소 매상 200곳에 입점한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에 따라 비타민, 밀크씨슬, 루테인 등 출시되는 제품만 총 26종에 달한다. 대웅제약외에도 일양약품이 9종, 종근당건강이 2종의 건기식을 선보였다. 종근당건강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10여종의 건기식을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다.
다이소 건기식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다. 균일가 정책을 실시하는 다이소에서는 평균 한 달 분의 건기식을 3000~5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건기식 한 달 분의 가격이 평균 2~3만원 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다이소 제품이 5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또한 3~6개월 분을 제공하는 약국과 달리 다이소에서는 건기식을 한 달 분으로 판매한다.
낮은 가격과 소포장 판매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가격이 저렴해 구매에 부담이 없다” “다이소에 판매로 접근성이 높아졌다” “한 달 분량으로 구매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후 다이소 건기식 판매에 약사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성분이 비슷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팔아 약국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제약사가 약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 “다이소 입점 제약사를 불매해야 한다” “다이소에서 건기식을 파는 XX제약 주문을 취소했다” 등의 보도가 이어지며 제약사와 약사, 소비자들이 대립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정작 대한약사회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표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건기식의 경우 다이소 판매 이전부터 온라인, 올리브영과 같은 플랫폼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었다”며 “건기식 판매의 경우 약국 전체 매출의 4% 안팎으로 이번 다이소 판매가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국에서 건기식을 구매하는 소비자와 다이소, 온라인 등 건기식을 구매하는 소비자 층이 다르다”며 “건기식의 경우 말 그대로 ‘식품’이기 때문에 약사들이 약국에서만 판매를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약품 판매가 중심인 약국에서 건기식의 다이소 진출에 대한 ‘견제’가 다수의 의견으로 자리 잡은 점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24년 온라인과 홈쇼핑에서 건기식을 유통하는 비중은 72.1%에 달한다. 반면 약국의 건기식 유통 비중은 4.2%로 대형 할인점 5.5% 보다 낮게 나타났다.
제약 업계도 건기식 판매가 약국의 판매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번에 다이소에 입점한 건기식의 경우 당초 약국에 납품되는 제품이 아니”라며 중복 판매에 따른 약국의 경쟁력 약화에 대해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약업계 관계자도 “약국에서 복약 지도만 받고 저렴한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특정 상황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지 건기식의 다이소 입점 자체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 꾸준히 소비하는 건기식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며 “신뢰도가 높은 다이소라는 기업에 건기식이 입점함으로써 전반적인 시장이 확대된다면 이는 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