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고시 앞둔 워킹맘 이야기 다룬 ‘라이딩 인생’
강남 학부모 풍자한 패러디 영상 화제
‘사교육 1번지’로 꼽히는 대치동이 콘텐츠의 배경이 되고 있다. 학원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부터 극성 학부모를 풍자한 패러디 영상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과열된 사교육 현장을 포착하며 갑론을박을 끌어내고 있다.
2023년 방송된 tvN ‘일타스캔들’, 지난해 시청자들을 만난 tvN ‘졸업’은 ‘스타 강사’가 주인공인 로맨스 드라마였다. ‘일타스캔들’은 반찬가게 사장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의 로맨스를 다뤘다면, ‘졸업’은 강사들의 일과 사랑 이야기를 통해 ‘미처 몰랐던’ 학원 강사들의 이면을 보여줬다.
두 작품 모두 장르는 로맨스였지만, 학원가가 배경인 만큼 치열한 입시 경쟁, 사교육 현장에 대한 반영도 있었다. ‘일타스캔들’에서는 일타 강사의 수업을 사수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통해 과열된 사교육 현장의 부작용을 꼬집었으며, ‘졸업’에서는 공교육과 사교육이 충돌하는 현실을 담아 씁쓸함을 남겼었다.
이 외에도 대치동 학원 국어 강사 윤임(안소희 분)을 중심으로, 시험 문제 유출 문제를 다룬 영화 ‘대치동 스캔들’, 대치동 학원가에 입성한 강남 명문고 국어 교사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대치동 1들의 전쟁’이 시청자들을 만났었다.
최근에는 점점 더 어려지고 치열해지는 사교육 현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 중이다. 영유아·초등학생 대상 학원의 입학 시험을 뜻하는 ‘4세 고시’, ‘7세 고시’라는 말까지 나온 요즘, ENA 드라마 ‘라이딩 인생’은 ‘7세 고시’를 앞둔 워킹맘 정은(전혜진 분)과 얼떨결에 손녀의 학원 라이딩을 맡게 된 지아(조민수 분)의 이야기를 통해 이 현실을 적극 반영한다.
지난 25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철규 감독은 사교육 문제를 다룬 작품은 많지만, ‘라이딩 인생’은 그 대상이 유치원생이라는 점이 가장 다르다고 언급하며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토익 문제를 풀고, 니체의 철학서를 영어로 토론하는 장면을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명문 대학의 강의실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을 강남 학원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이런 우리의 현실을 어떻게 봐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지난해 유튜브 채널 ‘자유부인 한가인’을 통해 아이의 학원 라이딩에 열중하는 일상을 공개한 한가인을 비롯해 일명 ‘강남 학부모’의 일상을 과장되게 표현해 공감과 웃음을 자아낸 코미디언 이수지까지. 유튜브 플랫폼에서도 대치동 학원가가 소재가 되고 있다.
다만 이수지의 패러디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라이딩 일상을 공개한 한가인을 향해 비난과 조롱이 이어지는 등 그 부작용도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수지가 한가인의 영상을 참고했다고 추측하며 ‘이수지가 경솔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현실 반영 콘텐츠를 통해 사회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아닌, 일차원적인 비난으로 연결되면서 우려를 사고 있는 것.
김 감독은 현실감을 위해 세트가 아닌 실제 대치동 학원과 학원가를 담았다고 설명하면서도 “어린 친구들의 사교육에 대한 이야기라 조심스러운 측면도 있었다. 그래서 현실을 담는 것과 아이 케어 문제의 균형을 찾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언급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현실을 반영하고, 이를 통해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선 더 많은 고민과 섬세한 접근이 필요해진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