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3분기에 이어 4분기도 호실적 전망
내년 2월 새 해운동맹 출범 앞두고 美서 제동
"우호적 경영환경인 만큼 잘 대응해야"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이 올 하반기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 운임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고, 최근 환율 상승·유가 하향 안정 등 경영 환경이 우호적으로 조성되면서다. 하지만 새롭게 구성한 해운 동맹인 '프리미어 얼라스이언스'의 출범 승인이 미국 당국에 막히면서 또다른 불확실성에 직면한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최근 3개월여 동안 2200~2300포인트(p)선을 오가고 있다.
해운사는 경영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SCFI 1000선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HMM도 손익분기점의 2배 수준을 유지 중인 운임 덕분에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2조5127억원을 기록 중이다.
당초 업계는 팬데믹 당시 발주한 컨테이너선들이 하반기부터 시장에 풀리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컸다. 선박 공급 과잉으로 인한 운임 급락 가능성을 높게 점친 것이다. 하지만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물류 병목 현상이 예상과 달리 지속되고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과 함께 강달러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운임 하락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은 강달러 기조는 기능통화가 달러인 해운선사들의 실적에 긍정적이다.
다만 내년 2월 출범을 앞둔 신규 해운 동맹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는 출범 전부터 제동이 걸렸다. 미국 승인기구인 연방해사위원회(FMC)가 프리미어 얼라이언스가 제출한 협약서에 대해 추가 자료를 요청하면서 승인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FMC는 독점 여부 등 경쟁 관련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FMC는 지난 6일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에 추가 정보 요청서(RFAI)를 요구했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FMC는 "프리미어 얼라이언스가 제출한 협약서는 잠재적 경쟁 영향을 완전히 분석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세부정보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는 HMM이 새롭게 구성한 신규 해운 동맹이다. 기존 '디 얼라이언스'에서 하팍로이드가 이탈하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고자 ONE(일본), Yang Ming(대만)과 협력을 이어가는 동시에 MSC(스위스)와 추가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해운사들은 이같은 협력을 통해 선박, 노선, 항만 터미널 등을 공유하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데다, 서로 선복(화물을 싣는 공간)을 채워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동맹 구성은 필수적이다.
해운 동맹은 국가별로 신고제나 승인제로 운영된다. 미국은 FMC 승인을 받아야 한다.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는 지난 10월 28일 FMC에 협약서를 제출했다. FMC가 추가 서류 제출을 요구하지 않으면 오는 12일 승인 효력이 발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FMC가 추가 자료를 요청하면서 승인이 뒤로 밀렸다. FMC는 얼라이언스로부터 추가 서류를 제출 받고 45일간의 재검토 기간을 거친 뒤 승인 여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는 홍해 사태 이후 해운사들의 독과점 문제 등 다양한 부분에서 규제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한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유럽과 미국 등에서 홍해 사태 이후 해운사의 동맹 운영을 엄격하게 검토하는 추세"라면서 "이에 대한 연장선이기 때문에 동맹사들끼리 협력해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HMM 관계자는 "미국 FMC에서 요구하는 추가자료를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3사와 긴밀하게 협의해 준비하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