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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 필러맞은 男…비뇨기과 연고 처방에 결국 '절단'


입력 2024.09.22 22:24 수정 2024.09.22 22:24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JTBC

한 남성이 성기에 필러를 맞고 부작용이 생겼으나 병원 측이 연고만 처방해 결국 괴사로 80%를 절단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2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2020년 6월 2일 경기도 고양에 있는 비뇨기과 의원을 찾아 중요 부위 시술을 받고 이같이 끔찍한 일을 겪었다.


당시 고민 끝에 병원을 찾은 A씨는 자신을 부원장이라고 소개하는 의사에게 시술 전 상담을 받았다. 부원장은 A씨의 중요 부위를 보고 "필러를 주입해야 한다"고 권했다.


A씨가 "당뇨도 있고 심근경색이 좀 있다. 시술해도 별문제 없냐"고 묻자, 부원장은 "이 시술은 부작용이 거의 없다. 날 믿고 시술을 받아봐라. 기저질환이 있어도 강력 추천한다"고 말했다.


사흘 뒤 A 씨는 수술대에 올라 약 15분 만에 시술을 마쳤다. A 씨는 "상담해 준 사람은 부원장이었는데, 실제 시술한 사람은 처음 보는 원장이었다"며 "뭐가 됐든 통증도, 부작용도 없다는 말에 안심하고 시술을 받았지만 이틀 만에 시술 부위에서 알 수 없는 통증이 느껴졌다"고 호소했다.


A 씨는 걱정되는 마음에 부원장에게 전화해 "앞 부분에 새끼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물집이 2개 생겼다. 핏물이 자꾸 나온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부원장은 "군대 가면 뒤꿈치에 물집 잡히지 않냐"며 "그거랑 똑같다. 놀랐을텐데 정상이다. 병원에 오면 터뜨려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다음 날 물집은 더 커졌고, 핏물의 양도 많아졌다. 심해진 통증에 A씨는 결국 시술 4일 만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


부원장은 "물집만 터뜨려주면 아무 이상 없다. 하루 이틀만 있으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부원장은 간호조무사에게 "바늘로 물집 터뜨리고 상처 부위에 연고 발라줘라"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차도는 없었고, 통증은 계속됐다. 시술한 지 약 2주 만에 시술을 집도한 원장을 만날 수 있었고, 원장은 "혈액순환이 안돼 살짝 괴사한 거다"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새 피부가 자랄 거고, 가정에서 쓰는 일반 연고를 바르면 된다"고 말했다.

ⓒJTBC

심상치 않음을 느낀 A씨는 참다 못해 상급 병원을 찾았다. A씨는 "일산 병원으로 가서 검사받았는데, 성형외과 선생님과 비뇨기과 선생님이 중요 부위의 상태를 봤다"며 "지금 상태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만약 입원 안 하고 그냥 가면 100% 절단해야 한다더라. 그 소리 듣고 겁나서 다음 날 아침 입원 수속하고 바로 수술 받았다. 그리고 80% 정도를 잘라냈다. 괴사해서 요도까지 절단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부작용 원인은 '필러 과다 주입'이었다. 그는 결국 회복 불가능하다는 판정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비뇨기과 원장은 "본인 의사로 그 병원에 가서 임의로 치료하지 않았냐"며 "A씨보다 심한 환자들 깨끗하게 낫게 만들어 준 경우가 있는데 왜 굳이 본인이 그 병원으로 갔냐"고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A씨는 "거기서 시술 받고 일주일 만에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제가 거기를 더 믿고 수술하겠냐"며 "지금까지 든 수술 비용만 2400만원"이라고 말하며 병원비를 청구했다. 그러자 원장은 "1000만원에 합의하고 끝내자"고 했다고.


A씨는 원장의 제안을 거부하고, 그를 고소했다. 경찰과 검찰 조사 결과 A씨에게 시술을 권유했던 부원장은 간호조무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1심에서 원장은 징역 1년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부원장이라고 소개한 간호조무사는 징역 1년에 벌금 50만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A씨는 "몇 차례의 수술을 더 받아야 한다"며 "너무 화가 나는 건 현재 해당 의원의 원장과 부원장은 병원 위치를 옮기고 병원명도 바꾸고 여전히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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