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 참배·퇴임 연설…정상급 외빈 접견도
참모들과 내부회의 갖고 국정상황 챙길 예정
6시 靑 나와 분수대 앞서 시민과 인사도 할 듯
문재인 대통령이 9일 다사다난했던 5년의 임기를 마무리한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날에도 국정상황을 챙기며 빠듯한 일정을 보낼 예정이다.
이날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임기 마지막 날의 일정을 시작한다. 문 대통령은 헌화와 분향으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을 추모할 예정이다. 해당 일정에는 김부겸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부처 장관들이 함께한다.
문 대통령 부부는 이어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독립유공자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효창공원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김구 주석을 비롯해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몸을 바친 임시정부요인과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가 안치된 삼의사(三義士) 묘역이 조성돼 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광복절에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이곳을 찾았고, 이후 임시정부와 애국선열 정신 계승 강조를 위해 3·1절과 광복절 등을 계기로 여러 차례 효창공원을 찾은 바 있다.
현충원·효창공원 참배를 마친 뒤에는 청와대로 복귀해 퇴임 연설을 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5년 임기 동안의 소회를 밝힐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6일 공개된 KTV 특집 다큐멘터리 '문재인의 진심'에서 "이제 홀가분하게 제자리로 돌아간다"며 "그동안 받았던 많은 사랑과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오후에는 청와대에서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과 면담을 하고,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 접견 등 외교 일정도 예정돼 있다.
문 대통령은 일정 사이사이에 참모들과 마지막 내부회의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4일 "청와대에서 매일 이루어지는 일일상황회의와 대통령 주재 참모진 회의는 임기 마지막인 9일까지 계속된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의 '마지막 퇴근'은 이날 오후 6시로 예정돼 있다. 문 대통령의 임기는 법적으로 9일 자정까지지만, 다음 날 청와대 전면 개방을 추진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미리 청와대를 비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최근 라디오에서 "9일 오후 6시가 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통령께서 관저에서 여사님을 모시고 청와대 정문 쪽으로 게이트를 열고 걸어서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김 여사와 함께 청와대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뒤 걸어서 정문을 나선다.
이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5년 전에도 이곳에서 시민들에게 취임 인사를 했다. 탁 비서관은 "저녁 6시에 밖으로 나가면 아마도 사람들이 꽤 많이 모여계실 테니까 대통령 마지막 퇴근길 보시겠다고 오신 분들인데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악수도 나누고 인사도 나누고 그러면서 걸어 내려가시다가 많은 사람 앞에서 '그동안 너무 감사했다' 정보 한마디 할 수 있지 않나"라고 예상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서울 모처에 마련된 숙소에서 임기 마지막 밤을 보내면서, 9일 자정까지는 업무 연락망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지난달 25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그날 밤 12시까지는 우리 정부의 책임이기 때문에 우리 청와대의 야간 당직 근무자들이 근무를 하면 되고, 저는 여러 가지 업무 연락망을 잘 유지하면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윤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낮 12시에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울산 통도사역에 도착해 양산 평산마을 사저로 이동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께 양산 평산마을의 마을회관에서 마을 주민들과 인사하고, 소회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지난 5년간 보좌해온 전·현직 비서관급 이상 인사 200여명과 다과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사리사욕 없이 있는 힘 다해 일했고 여러분과 지난 5년을 함께 해서 행복했다. 정치를 시작한 이후 늘 과분한 사랑과 지지를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